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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본부 Jul 31. 2022

캐릭터의 매력2

지난 글에서는 캐릭터를 매력적이게 만드는 요소는 캐릭터의 모순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캐릭터는 모순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그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에 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인물의 모순을 극대화하여 매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전제조건은 "우월함"입니다. 인물은 모순을 갖고 있기 이전에 일단 우월해야 합니다. 모든 면에서 우월할 수 있다면 그대로도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특정한 면에서만큼은 우월한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신체적인 뛰어남, 뛰어난 지능, 남들과는 다른 착한 마음 등 어떤 면에서든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점을 가진 인물이라면 감상자들은 그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단지 이런 우월한 요소가 인물의 배경에 그치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우월한 요소가 사건을 해결의 열쇠가 되어야 합니다. <스토브리그>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만년 꼴찌 야구팀에 백승수라는 단장이 부임해서 언더독 상황을 극복해나가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내용입니다. 야구단에 산적한 문제들을 특유의 문제 해결 능력으로 해결해나가며 구단 직원들과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씩 사며 골찌 팀이 아닌, 일류 팀으로 체질 개선을 시켜 나갑니다. 만약 인물이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도 그것을 써먹지 않고 방구석에 누워 잠이나 자고 있다면 우월한 요소를 통해 매력을 발산할 기회가 없으니, 감상자들은 그 인물을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우월한 요소를 "써 먹으면" 그만큼 매력적인 인물이 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면에서 우월한 사람은 어떻게 매력을 발산해야 할까요? 그 모든 우월함을 다 사건에 꼬아넣어야 할까요? 제 대답은 "그렇다" 입니다. 경제적 풍요로움, 신체적인 뛰어남, 뛰어난 지능, 남들과는 다른 착한 마음. 이 네 가지 요소를 한꺼번에 활용해 매력을 사방으로 뿜뿜(?) 발사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여러분들은 누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떠오릅니다. 그는 똑똑하기에 아이언맨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었고, 돈이 많기에 제대로 된 수트를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남들과는 다른 신체적 능력을 얻었고, 수트를 입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다가 트라우마까지 경험합니다. 이렇게 되니, 각종 우월함에 더해 "트라우마"가 더해져 모순을 만들어내고, 그의 "인간적인 결여" 또한 새로운 차원의 모순을 만들어내니 캐릭터는 더욱 매력이 풍성해집니다. 


우월한 점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이 캐릭터는 왜 매력적일까 하며 떠오르는 인물이 있으신가요? 하지만 그런 캐릭터 또한 잘 뜯어보면 우월함을 감추고 있습니다. <프란시스 하>라는 영화의 주인공 프란시스는 27살이나 먹었지만 돈에 쪼들리며 하루하루 사는 젊은 뉴요커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커다란 꿈"이 있으며, 27살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있으며, 자기 처지가 어떠하든, 자기가 원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정확하게 선을 긋는 모습은 경제적 형편과는 별개로 그녀의 내면이 얼마나 성숙한가를 잘 보여주는 성격입니다. 그녀에게는 이러한 내면적 우월함이 있기에, 마지막에 이름을 조금 크게 써나간 프란시스를 보면서 감상자들은 미소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떤 면에서든 우월한 인물이, 그것과 반대되는 요소와 충돌해 모순을 만들어냈을 감상자들은 인물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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