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복음 24장 16절
어느 기독교인이 천국에는 개가 없다고 말했다.
신이 생령을 불어넣어 준 것은 해피나 호두가 아니라 아담이기 때문이라고.
그러면서 텅 빈 존재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은 외롭기 때문이라고.
신은 왜 개에게 숨결을 불어 넣지 않았을까.
이 보드라운 꼬리의 흔들림을 단 한 번이라도 본 일이 있다면,
이 따뜻한 배를 단 한 번이라도 쓰다듬어 본 일이 있다면,
잠결에 곁에 와닿는 숨소리를 들어본 일이 있다면,
신이 숨결을 불어 넣은 존재는 아담이 아니라 두부나 초코였을 텐데.
하루종일 먹고 자는 것 외에 바라보고 따라다니는 것만 할 줄 아는 이 친구들에게 숨결을 넣었더라면 아담에게 실망할 일도 배신 당할 일도 열두 제자를 모을 일도 없었을 텐데.
이 따뜻한 발을 가진 존재를 텅 비었다고 생각한다는 건 딱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