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밭 일지]프롤로그

기억의 기록

by 감자밭일지

하고 싶은 일은 수십 가지인데, 늘 게으름이 나를 붙잡는다.


한 두달 정성을 쏟다 결국엔 온통 백지인 채로 남아버린 수많은 나의 다이어리와 몇 년째 진전이 없는 뜨다만 가방과 일본어 공부를 해보겠다며 호기롭게 구매한 학습지도 첫 단원 한묶음을 빼곤 비닐채 쌓여있다.


시작도 안한 육아일기도 그렇게 밀려가는 '하고싶은 일' 중 하나다.


초음파 사진을 붙여가며 태교 용으로 간간히 적었던 일기(라고하기엔 너무 드문드문 쓰긴했다)는 만삭까지 꾸역꾸역 적어내긴 했었는데 그마저도 잔뜩밀려서 몰아쓰기를 했더랬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일을 벌려보려한다. 이번엔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적어보자고 마음을 다잡아본다.






이 글은 나의 기억을 붙잡기 위한 글이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를 보며 이순간들이 사무치게 그리울 날들이 오겠구나 그 그리움 역시 시간에 잊혀지겠구나 하는 막연한 아쉬움이 있다.


당장 지금도 고작 몇달전 아이의 사진을 보며 언제 이렇게 컸을까 왜이리 시간이 빠를까 생각을 한다.


아이는 자라서 너의 기억을 쌓으며 살아가겠으니 난 평생 이 짝사랑을 끌어안고 곱씹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언젠가 내가 널 이해하지 못하는 날도 오겠고 때로 미워질 날도 오겠으니 그때가 오면 이 글들을 뒤적여 보려한다.


작은 몸짓 하나에도 감동하고 너하나 끌어안으면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던 오늘을 잊지 않고싶다.






난 그리 좋은 글을 쓸 줄아는 사람이 아니다.


사실 어떤글이 좋은글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맞춤법이나 틀리지 않으면 다행일까 싶지만 그건 GPT가 도와주지 않을까?


누가 이 글을 읽게되긴 할까 하는 생각이 있지만 그리 썩 술술 읽힐만한 글은 아님이 확실하기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미리 전한다.


그저 누군가의 일상이구나 하며 가볍게 읽어주기를 바란다.


참고로 지금 시점에서 우리 아이는 21개월을 목전에둔 아기와 어린이의 경계 그어딘가에 있는 아이다.


그말은 21개월을 미뤄왔던 글이라는 이야기다.


길게 쓰진 않겠지만 대학생때의 나도 조금 적어볼 생각이니 크게보면 10년정도 밀린거같다.


찬찬히 더듬더듬 기억들을 꺼내 올테니 '저 시기에 애기가 저런걸 한다고?'같은 오류들은 기억이 잘안나나보다 하고 너그러이여겨 주길 청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