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집’이었다.
가장 큰돈이 들어가는 일이자, 앞으로 꽤 오랫동안 우리의 쉼터가 될 공간. 어쩌면 미래의 자산이 될 수도 있는 곳이었다.
프로포즈를 승낙한 뒤, 우리가 맞닥뜨린 가장 큰 고민은 어디에서 살 것인가였다.
연애할 때는 농담처럼 “우리 나중에 이민 가서 살까?”라는 말을 주고받곤 했지만, 마침 코로나가 창궐해 하늘길이 모두 막히던 시기였다.
두 사람 모두 수도권에서 나고 자랐고, 양가 어른들 역시 모두 수도권에 계셨다.
하지만 정작 그 수도권 안에서 우리가 발 디딜 보금자리는 찾을 수 없었다.
사회를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년생이었고, 누구든 부러워할 만한 연봉의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었으며, 모아둔 돈도 넉넉지 않았다.
서울의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었고, 주변에서는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연달아 들려왔다.
결국 우리는 수도권에서의 삶을 포기하기로 했다.
우리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웠다.
‘우리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양가에서 먼 곳으로 갈 것
지금 우리의 능력으로 감당 가능한 비용일 것
기본적인 생활 편의가 갖춰져 있을 것
이 기준을 중심으로 전국을 뒤지다가,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발견했다.
마음만 먹으면 갈 수는 있지만 자주 오가기엔 쉽지 않은 거리. 그 정도로 서울과 적당히 떨어져 있었고, 새로 짓는 공공임대 아파트라 입주 조건도 매우 좋았다.
게다가 나중에는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에 매매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이었던 건, 수도권에서는 단칸방밖에 보지 못할 가격으로 34평 아파트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입주 대기자로 확정되던 날, 우리는 아파트 공사장 앞에 서서 서로에게 물었다.
“여기가 정말 우리가 살 집이야? 우리가… 이 아파트에 살아?”
그렇게 연고 하나 없는 곳으로, 마치 작은 이민이라도 떠나듯
우리의 신혼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