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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tatohands Feb 05. 2022

내가 경험한 디자인분야의 공통점과 차이점

패션, 그래픽, 그리고 프로덕트 (UX UI) 디자인 분야의 경험을 통해

패션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그리고 프로덕트 (UX UI) 디자이너로 커리어 패스를 돌아보며

지난 10년 넘게 경험한 디자인분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적어보고 싶어졌다.


현재는 금융사 디지털혁신부가 된 팀에 소속되어 애자일 방식으로 프로젝트들을 경험하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해본 뒤 깨달은 경험을 정리해 보자면 이러하다.


공통점

1. 결국은 사각형 프레임 안에 어떻게 구성하느냐이다.

의류 디자인은 사각 에이포용지에 도식화로 시작한다. 소재를 네모로 잘라 붙이고 네모난 천들이 패턴대로 잘려

봉제된 뒤 사각 상자에 포장되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래픽 디자인의 다양한 형태들도 그 시작은 네모난 사각프레임, 디자이너의 컴퓨터 화면에서 시작하여

포스터 또는 화면의 배너등으로 제작된다.


UX UI 디자인은 태블릿, 모바일, PC 등 어떤 사각 프레임 안에 어떤 배열과 순서로 보이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사각형이라는 효율적인 형태 안에서 정보를 어떻게 보여주고 사용자에게 인지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2. 심미적이지만 기능적이어야 한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제작하는 상업디자인의 경우)

옷도 예뻐야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너무 불편하면 입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그래픽 디자인도 포스터가 당연히 보기에 아름다워야 하지만 반드시 확인해야 는 예를 들어 날짜 같은 정보의 글씨가 너무 작으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앱 화면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엄청 예쁜데 어디에 버튼이 있는지 도통 찾을 수 없다면 사용자는 그 앱을 사용할 수 없다.


편안하고 비슷한 가격대의 옷이라면 조금 더 예쁘거나 잘 마감된 심미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옷을 구매하게 된다.

포스터 디자인의 경우 날짜와 장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그것만 가장 큰 폰트로 강조하고 어떤 콘셉트인지 보여주지 못한다면 차별화되지 못한다. 아름다움을 섞어줘야 사람들 눈에 더 띌 수 있다.

UX UI의 경우 버튼이 중요하다고 하여 버튼만 덩그러니 화면 한가운데 두면 기능적으로는 문제가 없겠으나 앱을 자주 사용하고 싶어지는 매력은 주지 못할 수 있다.


3. 프로세스는 비슷하다.

패션, 그래픽, 앱 디자인 모두 출시가 되는 과정은 비슷하다.

시장조사를 하여 경쟁사들을 강점과 약점을 찾고 디자인 포지셔닝을 한다.

패션에서는 샘플링, 가봉이라고 하고 그래픽에서는 스케치라고 하고 앱에서는 와이어프레임이라고 하는 디자인전 단계의 밑그림을 그린다.

본격적인 디자인이 시작된다. 그 과정가운데 패션에서는 모델에게 직접 입혀보며 점검을 하고 그래픽디자인은 중간중간 출력 또는 목업을 씌워 확인을 하고

UX UI의 경우 출시 전 기능테스트,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품질을 검증한다.

출시일에 맞춰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개한다.


시장조사 - 가안도출 - 디자인도출 - 검증 및 테스트 - 출시 이 프로세스에 관여되는 직무와 직업이 다를 뿐 프로세스 전체 흐름은 비슷하다.


차이점

1. 물리적인 상품과 액정 속의 온라인 서비스

옷과 지류 같은 물리적인 상품은 목업 또는 샘플링을 통해 물리적으로 재차 확인을 해봐야 한다

수정과 공정의 과정과 그 호흡이 길다.

온라인 서비스는 프로토타이핑과 베타 출시등의 호흡이 짧다.

오늘 수정하면 내일 몇만 명에게도 배포를 할 수 있다.


그래서 패션 또는 지류 제품을 제작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했다. 유통된 이후 수정이라는 것은 거의 불가했다.

앱은 출시 이후 그날 안에도 급하게 버그를 픽싱하고 다시 배포할 수 있다.


2. 함께 일하는 조직 문화

내가 일했던 디자인 산업분야 중 가장 보수적인 곳은 패션이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위에서 말하는 대로 따라야 했다.

시니어 디자이너의 말에 어떤 반론도 재기할 수 없는 분위기였는데 지금 돌아보면 제조업이 이기 때문에 그런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본다.

생산 프로세스 중 한 가지가 잘못되면 예를 들어 실의 색이 잘못 투입되어 2000장을 이미 꿰매어버린 상황이라면 그 실수를 되돌리는 비용이 정말 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예술성을 요구하는 분야였다. 4계절 특성을 고려해 시즌별 콘셉트를 정리하는 무드보드라는 판을 제작했었는데

그 무드보드는 콜라주, 현대미술, 다양한 색상기법 등을 활용한 하나의 미술 작품 같은 것이었다.

무드보드를 만들어본 경험이 그래픽 디자인, 앱 브랜딩을 제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패션에 비해 그래픽 디자인, 앱 디자인의 경우 회사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조직문화가 수평적이고 유연하다.

가장 유연한 곳은  UX UI 디자인 분야이고 아이디어와 의견을 잘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인재상인 산업분야라 나와 잘 맞다고 생각된다.


3. 디자인 지속성의 차이  

패션 - 한국의 4 계정 특성상 3개월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신상품이 출시되어야 한다. 매우 짧은 지속성을 갖고 있다.

그래픽 - 반영구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포스터 디자인의 경우 행사 날짜 이후에는 의미가 없어지는 등 디자인이 유의미한 속성을 지닌 지속성이 한정적이다.

UX UI 디자인 - 영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사용하는 페이스북앱이 지난 15년 동안 아이콘디자인 기능등은 다양하게 업데이트되었지만 그 안을 발전시키는 것이지 페이스북앱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비즈니스 또는 다른 서비스로 변경될 수 있지만 이 부분이 나의 열정을 샘솟게 하는 속성이다.


패션분야에서는 내가 지구환경을 더 나쁘게 하는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부가가치 산업이라고도 하지만 사실 사치품을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여 찝찝했었다. 여전히 옷을 좋아하고 꾸미는 것을 재밌어하지만 내가 평생을 이 분야 디자이너로 살 수는 없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래픽디자인으로 전향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고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에 관심이 생겨  UX UI 디자이너가 되었다.


이렇게 여러 산업의 디자이너로 종사하면서 나는 시니어 디자이너가 되었다.

이 타이틀이 맘에 들든 안 들든 가끔은 책임감이 느껴져서 무거울 때도 있지만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이 주제로는 다음 브런치글에 기고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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