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아빠의 셰프 도전기 19 (동파육)

     

동파육, 중국 북송 때의 최고 시인이며 정치인, 소동파(蘇東坡, 본명 소식蘇軾, 1037~1101)의 호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동파는 급진 개혁을 추진하던 왕안석 王安石 과 정치적으로 대립, 황주 항저우로 유배되었을 때 불교와 도가철학에 심취하며 농부로서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이때 스스로 호를 '동파거사 東坡居士'라 붙였다. '동쪽 언덕에 은거하는 선비'라는 뜻이다. 소동파는 이 항저우 유배 시절에 배고픈 백성들을 위해 동파육을 개발했다. 이후 동파육은 항저우 뿐 아니라 중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동파육은 팔각, 계피, 생강, 진간장 등 향신료를 넣고 조리한 상하이 대표 음식 중 하나로 향과 식감, 색감이 모두 뛰어난 요리다. 주재료는 통 삼겹살과 청경채다. 중국에서는 불과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하는 특별하고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법이 발달했다. 예부터 돼지고기 사랑이 유별난 나라이기 때문이다. 동파육 역시 돼지고기를 잘 삶아내는 게 관건이다. 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중국요리 특유의 향미를 내려면 마트에서 오향분을 구입해 사용하는 게 가장 편리하다. 오향분은 팔각, 산초, 회향, 정향, 계피 등 5가지 향신료를 섞어 만든 중국의 혼합향신료다.

감자아빠는 팔각, 정향, 큐민 등 주방에 상비한 향신료를 사용해서 통삼겹살을 약 1시간 30여 분 동안 뭉근히 삶아냈다. 특히 중국향의 핵심은 팔각에서 나온다며 고기 양 대비 팔각의 분량(통 삼겹 2㎏ 에 팔각 1~2개)을 정확히 달았다. 인내심 필요한 고난도 요리에도 도전하는 셰프가 되었군. 대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