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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황실 디저트, 삼부점

by 감자 엄마


그 나라의 노포 음식에 집중하는 여행, 매력적이다. 감자 가족은 올봄 중국 북경(베이징)에서 노포 미식 여행을 즐겼다. 중국 정부는 노포를 육성한다. 각종 노포를 공인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100년 이상 중국 고유의 음식 문화를 이어온 노포들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 동력으로 만들고 있다. 북경(베이징)은 궁중 요리의 전통이 남아 있어 호화로운 고급 음식이 발달한 노포가 여러 곳 있다.


감자 가족은 청 황실 디저트 중 하나라는 삼부점(三不粘‧싼부잔)을 우선 맛보기로 했다. 삼부점의 원조 식당이라는 동화거(同和居‧통허쥐)를 찾았다. 스치하이 호수에 위치한 동화거는 ‘여럿이 함께 화목하게 지내는 집’이란 뜻이다. 1822년 창업해 무려 200여 년 된 곳이다. 간판부터 역사적 유물이란다.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푸이 황제의 남동생이 직접 쓴 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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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점(싼부잔)은 두툼하고 큰 샛노란 밀전병 같은 모습으로 흰 접시에 담겨 나왔다. 예쁘구나. 단순의 미학을 뽐내는 듯하다. 달걀노른자를 주재료로 설탕, 녹말가루, 돼지기름, 물을 섞어 만드는 요리다. 간단하네. 아니다. 400여 번을 휘저어야 완성되는 요리라는 이야기가 내려올 정도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음식이다. 세 가지에 들러붙지 않는다고 해서 ‘삼부점’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 세 가지는 치아, 젓가락, 접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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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달고 부드러웠다. 메뉴판에도 커스터드 크림 맛과 비슷하다는 설명이 있었다. 우리는 삼부점이야말로 눈과 마음을 다독여주는 힐링 디저트라고 칭찬해 주었다. 그 옛날 황실 요리사들은 디저트 하나도 새롭게 특이하게 창안하느라고 머리에 손에 쥐가 났겠지. 평범한 한국인이 아름다운 스차하이 호수를 내다보며 청 황실 디저트를 먹는 호사를 누리다니. 황실 역사를 폐하고 중화인민공화국으로 굴기(崛起)하는 대국이 새삼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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