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간 11시! 어이고 하마터면 매일 연재 놓칠 뻔 했다. 브런치북이 30개 글 단위라 4번째로 엮는다.
1시에 입장한 컨벤션센터 회의장은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로 점점 붐비기 시작했다. 순서를 뽑기로 했는데 어째 나는 16팀 중 10번째로 발표하게 되어 직원분한테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을 거 같아요"라며 한탄했는데 다행인지 8팀하고 10분간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다시 9번째부터 진행을 하는데 안 떨리는 게 이상하다. 그리고 나름 짬밥이 있어왔다고 생각해도 나보다 더 뛰어난 연사들이 많았다.
모든 팀이 수상을 했다. 만약 뼈 빠지게 기차 타고, 차 타고 왔더니 아무것도 없이 돌아갔다면 청년공동체는 순식간에 반란공동체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그나마 본거지라서 홈그라운드 느낌으로 했지만 다른 팀들이 그랬다면 충분히 열받을만 하다. 그러므로 모두가 수상하는 건 좋은 것 같다. 다만 콘텐츠가 괜찮다고 생각해 장려상-우수상-최우수상에서 우수상은 받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욕심은 있었다.
어쩌면 기회가 좀 더 겸손하라는 교훈을 주려고 했던 것인지 12팀을 호명하는데 그중 우리 팀이 들리자 애써 좋은 표정을 지으며 달려갔다. 우수상은 3팀이었고 최우수상은 1팀이었다. 아쉬운 감정이 행사가 끝나고 여파가 있었으나 그래도 지역 내 우수공동체로 뽑힌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에서 이번 연도가 170팀 정도가 있다 하는데 거기서 어쩌면 10프로 안에 들었으니 말이다.
이번 일로 다양한 공동체의 활동영역과 내용을 알 수 있었고 정말 각지에서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더군다나 끝나고 세종시내 청년회의라는 것도 있어서 오늘 우수상 받은 제주도에서 날아온 팀과 다른 세종시내 공동체들과 친교 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퓨저, 향을 콘텐츠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팀이었는데 이번 연도 동안 다들 헛되이 살지 않은 팀은 없는 것 같다.
청년회의에서 세종시가 처한 청년유출이 전국 1위라는 것을 듣고 새삼 놀라긴 했다. 6프로 남짓한 정착률을 보고 100명 중 6명만 세종에 남는다는 것을 보고 만약 기회가 있으면 나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이 도시는 행정수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미지상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느낌이 있는 것은 맞다. 그리고 아이러니한 게 교통편이 나름 좋아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기 편해 어쩌면 굳이 세종에 뼈를 묻을 필요가 없어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다른 공동체의 사연과 작금의 지방소멸화, 저출산 등 각종 사회 문제를 들으면 어느 것부터 건드릴지 머리만 복잡해서 관련해서 일하고 계시는 사람들의 딜레마에 나도 미간이 아파온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공동체를 넘어 타 지역의 공동체 사연을 들음으로 보다 현실적인 사회이슈가 체감으로 와닿았고 개인으로써 나 자신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도 숙제로 남겨진 것 같다.
가끔 누가 출마(?)하시라는 농담을 던지곤 하는데 마치 기독교의 십계명처럼 나는 결코 정치에 ㅈ자도 들어가지 않으리라는 원칙이 있으므로 똥볼차기는 더더욱 싫다. 정치시사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지만 내가 그동안 해왔던 여러 행적과 스펙들이 어느 순간 검증의 영역과 비판 그리고 진영의 논리로 변질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들어와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어느 하나 쉬운 역할은 없다고 느낀다.
오늘 경험은 내가 성장하는 길에서 또 하나의 이벤트다. 심사위원들 그리고 타 공동체가 뭐라 생각하든 내가 자부할 수 있는 건, 내가 핵심으로 생각하는 건 "지속성"에 달려있다 생각하기에 이번 연도 사업이 끝나고 나서 여기서 살아남는 공동체가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곁다리일순 있는데 우리가 프랑스 파리, 런던, 뉴욕 같은 도시를 환상의 관광지로 생각하는 이유도 결국 서구권의 현 시대의 유행과 유럽의 전통성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고전적인 건축물 그리고 하다못해 얼마 되지 않는 신생아 도시가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있고 인기가 있는 이유는 거기에 스토리가 있기에 같은 기둥이라도 다르게 보이는 건 기본적인 마케팅 원리다.그래서 나는 거시적으로 도시가 되었든 개인적으로 무엇이 되었든 간에 다시 말하지만 그런 스토리텔링,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란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는 "지속성"에 기초한다고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공적 사업들이 단발성, 혹은 정권마다 바뀌는 이벤트로 끝나기에 지역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