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50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99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구십 구 번째

이제 100개의 글이 완성하는데 한 개 남았다. 처음 성장일기를 작성했을 때와 지금의 느낌이 궁금한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퀄리티와 분량을 떠나서 꾸준히 매일 한 개 이상의 글을 올린 그 느낌을. 별거 없다. 다만 매일 올리다 보니 뭔가 이루어내었다는 소정의 자부심과 매일의 생각이 겉으로만 떠돌다가 이내 잡혀서 글로써 구체화된다는 것을 넘어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을 보여주고 공감 받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원래는 블로그니 인스타니 한참 페이스북이 인기가 많을 때도 하지 않았다(아싸라서). 나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왠지 들켜버린 느낌과 아이디어가 빼앗긴다는 생각도 들어서 굉장히 폐쇄적으로 나를 숨기기에 급급 했던 것 같다. 활동을 하게 되면서 그런 몹쓸 사람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피해는 생각보다 작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해보다 득이 더 크기에 계속 글을 쓰는 것이 어쩌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내게 주는 메시지로서 더 큰 것 같다.


글을 계속 쓴다는 것은 기술적인 개선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초창기 글의 퀄리티와 지금하고 비교해 보면, 보는 이는 어떨지 모르지만 난 개인적으로 그래도 개선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역시 많이 해봐야 늘어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법칙인 것 같다. 글을 쓰면서 획기적으로 무언가가 바뀌지 않은 것에 대해 나는 아무렇지 않다. 이미 그럴 거라 생각하고 조금씩 스며든다는 느낌으로 쓰고 있으니까.


인기가 있든 없든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게 글을 쓰는 단일적인 이유로 판단하면 오래 못 갈 거 같다. 어쩌면 자기만족, 성찰 차원에서 글을 쓰다 보니 재미나게 쓰고 있다. 그래도 한번 떠오르면 술술 풀려서 가끔은 빨리 글을 공개하고 남들이 봐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보는 이가 있어야 공개일기가 의미가 있으니 당연하다. 재미난 글을 매번 쓰는 건 아니지만 또 매번 억지로 쓰는 글도 없다. 솔직히 말하면 그 중간 어디쯤이다.


매일 쓰다 보니 콘텐츠가 안 떠올라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일 때도 많다. 그리고 주제선정에 있어서 타이밍을 생각해 언제 공개하고 아직은 아닌지 계산기를 두드려보노라면 매일 글쓰기는 생각보다 고되다. 내 글을 이미지 빼고 한글 문서에 옮겨보면 한 장 하고 반페이지정도 된다. 생각해 보니 옛날에 리포트를 숙제로 받았을 때 한 문단 쓰기도 버거워서 끙끙, 교양과목 시간도 독후감 쓰려면 무지하게 머리가 아팠던 것을 보면 장족의 발전이다.


요즘 1인 출판, 글로 돈 버는 방법 등으로 글쓰기가 흥행되는 듯 싶지만 사실 글쓰기가 굳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꾸준히 혹은 매일 해본다는 것은 기술적,경제적 발전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작심삼일을 이겨내고 매일 하면서 탄력을 받는 느낌을 배우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말이다. 그래서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꾸준히 적어도 한 달 단위로 설정해서 매일 해보는 것도 좋아 보인다. 물론 나도 힘들긴 하지만. 그런데 이렇게 100개의 글을 거의 다 써간다는 점에서 환경 혹은 일상속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부정하고 오로지 자신의 결심과 동기부여로 시작한다고 하면 아마 나는 진작 브런치를 접었을 것이다.


공개적으로 하는 것의 이점이 무언가 목표한 바를 토대로 계속 알린다는 것은 바로 신뢰성 확보와 이 신뢰성을 지키려고 악착같이 써나가는 책임의식에 있다. 난 집에서 공부가 안되면 카페에 가거나 장소를 바꾸고 환경을 바꿔라 하는 조언을 사실 변화의 우선순위중 저 맨바닥으로 집어던져 넣어었는데 해보니까 결론은 한문철의 블랙박스처럼 50대 50이다. 즉 자기 자신의 동기부여나 결심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유지하려면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서 하룻밤의 열정으로 끝나지 않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곧 100개가 완성된다. 신기하기도 하고 마치 서점 차린 느낌으로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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