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프로그램을 하고 왔다. 공동체사업 프로그램이라 있는 힘껏 정성을 쏟아냈다. 연말이라, 귀차니즘도 있는지 참여가 저조하긴 했지만 빈말이 아니라 사람들 더 왔으면 못 앉아 있을 뻔했다. 카페 장소가 협소해서 다과랑 발표용 프로젝터 기타 등등 앉을자리가 없어서 나는 문 옆에 의자에 앉아 있을 정도였다. 이런 장소를 고른 이유는 "청년들의 지극히 힐링적인 야밤토크쇼"란 제목으로 진행하는 데 있어 분위기가 맞아 선택했던 점도 있다.
일부러 장소가 협소하기는 한데 사장님께 말씀드려 대관했다. 만약 세미나 실처럼 강의실을 빌렸다면 토크쇼 분위기나 아늑한 느낌이 안 들 것 같아서 다 같이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덕분에 가운데 자리로 이동해서 발표하려면 누군가가 비켜줘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 진행되었다. 정신건강 복지센터에 연락을 드려 청년들 마음건강에 대해 알려달란 취지에서 초대했고 짧게 발표해 달라는 당부(?)에 그나마 30분 안에 컷 하고 나머지 코너를 소화할 수 있었다.
연말이고 또 우중충한 겨울 날씨에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아무 말 대잔치 편안한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었는데 나름 만족스러웠다. 두 번째 코너는 포스트잇을 나눠서 각자의 고충을 적어 보드판에 붙여 진행하였고 그걸 토대로 중앙에 나와 자기의 이야기가 존중받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어떻게 보면 부끄럽고 나가기 꺼려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다들 용기 내어 나와서 말씀들을 잘해주셨다.
참여자 개개인이 존중받는 모임문화를 만들고 싶은 것이 나의 모임 목적이다. 한쪽은 맨날 소리만 큰 사람들이 주도하는 독서모임인지 무슨 모임인지 하는 것이고 반대는 맨날 이성과 부어라 마셔라 하는 모임이어서 전자는 꼴 보기 싫은 솔직한 감정, 후자도 마찬가지로 뭔가 겉도는 느낌이 들어 싫어 이런 식으로 매번 진행한다. 그래도 멤버들이 잘 참여해 줘서 기분이 좋다. 나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참여 의도에서도 비슷했던 것이다.
연출샷 같은 데 옆에 앉아있던 멤버가 몰래 찍어 보낸 건데 생각보다(?) 연출처럼 잘 나와서 올려본다. 앞에서 센터 팀장님이 발표하실 때 나는 봉투에 모임 스티커를 붙이며 참여자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주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내 생각대로 모임의 방향성이 추진된다는 점은 초중고 반장도 안 해본 나에겐 재미난 일이다. 그나마 조장이라도 맡아서 진행한 게 리더십경력인데 참 많은 것을 배우는 한 해다.
마지막으로 새해가 곧 다가오니 한 사람씩 나와서 본인의 새해목표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각자 가볍게 이야기하고 농담 삼아 이야기하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이렇게 들어주고 귀를 여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있었는지. 사실 내가 고파서 만든 거긴 하지만. 나도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어디서 털어놓을 데가 없었는데 이번 모임을 통해 점차 극복하고 있는 것 같다.
준비하고 정리하고 세팅하고 두 손 두 발 다 바쁘다. 도와주는 멤버가 있으면 고맙지만 독불장군인 나는 이번연도는 모임의 방향성을 바로잡고 나서 공동체다운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또 개인적인 차원에서 아집과 독선이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공중분해하는 다른 모임을 보고 나서 반면교사로 삼고 얼마 안 가 여기저기 목소리가 나오는 모임은 곧 뿔뿔이 흩어져서 나는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바로잡고 나서 양보하는 게 필요해 보였다.
더군다나 이건 공동체사업 별개로 평소 모임은 개인사비 지출로 하는 사적 모임이다 보니 내 맘대로 하는 거다. 즉 그냥 일반인이 만든 동아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공동체"라는 성격상 나만 나가서는 오래 못 간다는 것을 요즘 체급이 점차 커지다 보니 커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하기에 조금씩 준비해보려고 한다. 같이 협력할 멤버를.
아무튼 지역사회에 있는 카페를 이용하고 우리 또래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시간을 함께 하며 개개인의 이야기를 존중받는 오늘 프로그램이 성공적임으로 해석하며 편안한 숙면을 취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