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912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구백 십이번째
노래 "여수 밤바다"를 간혹 들어본 적이 있지만 가사는 모른다. 그래도 노래 덕분에 여수가 다시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는 사실은 알고있다. 26년의 설날인 오늘, 가족과 시간을 내어 3시간 정도를 달려왔다. 그래서 이곳은 여수. 나는 지금 여수의 밤바다를 마주한 채 돌산대교를 바라보며 글을 쓰고 있다. 초딩 때 여수를 온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새롭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전에 유치원생 시절에 여수를 찾아갔던, 다른 사찰보다 더 병아리같은 노란 베이지 색깔의 건물이 있던 사찰을 뚜렷이 기억한다. 그곳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흥국사. 이름도 뭔가 흥얼거리는 느낌이고 노란 베이지의 건물은 바로 "대웅전" 석가모니불을 모신 중심건물이다. 오늘 찾아가 흥국사를 둘러보니 입구와 주변 환경은 변해 있는 듯 했지만 대웅전은 여전히 빛 바랜 오랜 건물 그대로였다.
왜 여기가 그렇게 기억이 남았던 걸까? 주변을 걸으며 대웅전도 보고 다른 부처를 모신 전에도 들어가서 훑어보았다. 신자들이 부처님에게 열심히 절을 하고 계셨고 나는 조용히 옆에서 멀뚱멀뚱 불상을 바라보고 탱화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나의 어릴 적 창의성에 영감을 준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강렬한 색감과 무시무시하게 생긴, 개성넘친 캐릭터가 그려진 불교 그림인 탱화를 많이 즐겨 봤던 게 아닌가 싶다.
흥국사는 탱화가 전 안에 여러 개가 그려져 있었다. 특히 대웅전은 불상 뒤의 공간까지 돌아가 자세히 보니 거기에도 벽에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들을 훈련하던 장소였고 이순신 장군이 계시던 전라좌수영과 협조하여 의병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던 호국사찰이었다. 승병들의 활약이 뚜렷이 남겨진 장소인지라 어느 전인지는 까먹었지만 그곳에 여러 스님들이 부처님과 함께 나란히 앉아 머물고 계셨다.
그리고 오늘 찾아가면서 대웅전 불상 위와 천장을 바라보았다. 불상 위에 공중에 뜬 지붕같은 가림막 장식을 보게 되었다. 이것을 본 적은 있는 것 같은 데 어디서 보았더라? 궁금해졌다. 그래서 검색해서 찾아보니 "닫집"이라 불리는 것으로 귀중하신 분이 머물고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궁전 전각같은 것을 장식 모형처럼 만들어 올려놓은 것이라 한다. 덕분에 종교미술과 인문 지식 하나 얻어왔다.
912화 오늘의 해석 : 종교 미술과 상징은 재밌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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