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02
벽돌시리즈 백 이번째
나는 솔로다. 아니 프로그램명 말고 내가 솔로다. 연말이 되니 다들 연애 소망을 이야기하는데 나와 같은 처지의 멤버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오죽하면 내가 솔로파티라도 열자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다들 찬성표시는 안 하지만 내심 기대하는 눈빛이 보였다. 연애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 그리고 더 나아가서 개인의 연애관이나 이상형을 듣노라면 참 다양해서 그리고 교집합이 있어서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생각해 보게 된다.
얼굴이 문제다. 돌직구다. 하지만 냉소적으로 비추어 보더라도 아무리 못생겼다 한들 니즈가 있긴 마련이다. 다행히도(?)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는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잘생기고 이쁘고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묘하게 끌리거나 어떤 매력에 의해 취향에 의해 호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소개팅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내가 다른 이의 이야기를 주섬주섬 주어가며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각자의 고민들 속에 교훈을 찾는다.
그런데 대부분이 외모이야기, 자기가 좋아하는 외형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진 않는다. 당연하지만. 그러나 누군가는 전형적인 강아지상을 좋아하면 또 누군가는 고양이상을 좋아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조각미남을, 곰처럼 푸근한 사람을 좋아한다. 왠지 대외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저절로 생각이 바뀌었는데 골자는 나는 괜찮더라도 상대방이 안 괜찮으면 안 되니 변수를 그나마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무슨 말이냐면 그냥 누굴 만난다거나 "모임을 편하게 나가면 뭐 어떠냐"란 생각에 초창기에는 그냥 후드티 입고 나가거나 체육복 입고 나 갈 정도였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멤버들도 많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연애적인 관점이 아니라도 어느 정도 관리나 정돈된 모습을 보여줘야 함을 깨달았다. 모임이 편안하고 사적인 생활이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나는 아무리 괜찮더라도 누군가는 나의 편안한 모습에 비호감이 생기거나 예의가 없다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듯하게 입고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편안하니 괜찮아 그러니 너는 겉모습 말고 나의 진짜 마음을 알아줘"라는 낭만적인 생각은 이미 고이 접었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그리고 모임을 진행하면 새로운 참여자도 많은데 그러고 있으면 동네 아저씨로 비출게 뻔하다. 주제로 돌아와 이성을 만나는 자리이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사실 첫 이미지로 상대방을 기억하고 판단하는데 아무리 괜찮더라도 이미 나조차도 상대방이 깔끔한지 이쁜지 뭔지 판단하기에 얼굴 말고 복장이나 외모를 단정히 꾸미는 것은 더더욱 중요한 것 같다.
그동안 히피적인 마인드, 자유로운 마인드. 나만 편하면 장땡은 상대방과 친교 하는 자리에선 오히려 또 다른 변수창출일 뿐이다. 이기적으로 보였으면 보였지 결코 플러스점수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외모적인 것도 그렇고 누군들 안 착한 사람을 좋아하진 않는다. 다들 인성이 갖춘 사람을 선호하기에 이상형을 이야기할 때 그렇게 둘러대서 말하지만 결국 외형이나 아니면 그 사람의 발언을 통해 판단하게 된다.
모태솔로는 간신히 면했던 나로서는 왜 여자친구가 안 생기지라는 생각이 더 나아가 대외 이미지까지 확장되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가 한 달인데 점점 초조한 마음이 드는 것, 외로움이 심화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는 감정이다. 그런데 오히려 해탈한 사람들이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많이 의아했다. 가만 생각해 보니 결국 상대방의 여유로운 모습에 점차 호감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나는 정의했다.
누군가에게 급발진 고백을 한다거나 호감을 표시하는 것은 용기 있는 행위 혹은 무모한 도전인 도박일 수 있다. 심지어는 그렇게 용기 내서 다가가는 사람들을 비추어 나는 왜 저렇게 행동을 못할까 하는 자책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만나거나 연애하는 것도 다양하게 있어서 정답은 없다. 다만 퍼센트로 따지자면 좀 더 여유로운 분위기와 세련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면 이성이든 인간관계이든 플러스 점수가 되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표현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거부감과 부담을 가질 확률이 높아지고 마음을 알아줘야 하고 표현해야 상대방이 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결국엔 분위기에서 먹히거나 안먹히거나 결정된다. 치킨집에서 한번 봤다고 급발진 고백을 하는 사례를 보노라면 제3자가 보더라도 어이없거나 부담을 가지게 된다.
그냥 일상을 보내다보면 자만추든 의도적인 접근이든 간에 적어도 안으로는 매너를 밖으로는 관리를 하는 것이 기본중의 기본이 아닐까하는 솔로천국의 우편에 앉은 내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