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07
벽돌시리즈 백 칠 번째
결국 빠짐없이 100일을 채웠다. 일단 누가 뭐라 해도 나에게 박수를! 첫발을 내딛은 지 107일째인데 도중에 그리고 막바지에 하마터면 자정으로 넘어가 글을 놓칠 뻔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매일 썼다. 가끔 신나게 글 쓰고 업로드하면 다시 읽어보면셔 재차 수정을 하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오탈자가 생겨 뜬금없는 단어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맞춤법 검사를 하다 보니 자연히 생긴 것이라 다시 읽다가 문득 창피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다양한 분들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이 자리에 빌어 드린다.
모임에서 대놓고 자랑하지는 않는다. "나 맨날 글 쓰니 대단하죠?"라고 하면 모임장 꼴 보기 싫어 나 같아도 안 나올 거 같다. 다만 누가 가끔 물어보면 매일 글 쓰고 있고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살짝쿵 언급할 뿐인데 내 입장에선 모임은 모임이고 개인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나의 생각 그리고 모습을 온전히 털어놓고 올리는 공간이 필요했다. 중요한 건 글을 보는 사람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가 글을 다시 읽고 상기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작업인 듯 싶어 보람을 느낀다.
글쓰기 모임도 진행하면서 사람들에게 일기나 개인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항상 권장하지만 희한하게 요즘 글쓰기 재테크처럼 글쓰기 붐이 일어나는 것인지 몰라도 그런 경우가 많아서 내가 하는 이야기가 진정성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나는 막말로 그러고 자시고 없이 8년 전부터 혼자만의 글을 끄적여서 스스로 위안을 삼은 점에서 사람들한테도 팁 아니 팁으로 이야기하지만 아무래도 그 흐름에 덩달아 타서 내 이야기가 묻히는 경우도 있을 거 같아 아쉽기도 하다.
그럼에도 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개인 출판이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다른 이들이 전업 작가라는 벽을 넘어 스스럼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어쩌면 나도 그런 흐름과 시점 속에서 나도 모르게 끌려서 브런치로 글을 쓴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솔직히 보험적인 측면도 강하다. 모임이 활성화되는 것은 좋지만 모임만으로 내가 살아가는 건 아니기에 나만의 무기를 또 하나 마련해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점도 크다.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누군가는 읽다가 부자연스럽고 아마추어 느낌이 강해 뒤로 가기 버튼을 무심코 눌러 다른 곳을 찾아가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와닿아 계속 읽히는 개개인의 글들이 다양해질수록 삶에서 윤택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특정 독자 없이도 독자는 나 혼자 스스로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조회수가 안 나와도 내가 읽고 어떤 느낌으로 오늘 혹은 최근을 살아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얻는 바가 크다.
그러면 뭣하러 글을 불특정 다수에게 써서 올리냐라는 생각도 가져본다. 그러기엔 일말의 관심도 좋고 누군가 본다는 이유로 정제된 표현으로 업로드하면 괜히 포장하거나 인위적인 느낌이 강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쓰는 것은 사회활동이나 외부에서 누군가를 만나거나 할 때 생각정리를 이미 하고나서 발언할 수 있는 콘텐츠 창고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에 살생부처럼 욕을 기깔나게(?) 써서 비밀일기로 간직해도 좋지만 다 볼 수 있는 곳에 올려서 나중에 정제된 표현 속에서 자기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작업의 일환으로써 득이 된다고 본다.
정리하자면 글을 쓰는 이유 그리고 글의 내용도 다 각기 다르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글에 대한 이유는 그렇다. 외부로는 표현이 좀 더 세련되게, 그리고 대화의 콘텐츠 곳간으로 작용할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개인의 성장 그리고 누군가의 관심, 최소한 내용을 상기하며 성찰하는 차원에서 매일 써나가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블로그에서 이 글을 올릴지 말지 그리고 연재할지 말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올리는 것은 개인 자유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거나 아니면 그냥 간직하든 방법론적인 측면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이 역시 계속 써보며 경험해 봐야 내게 맞는 글이 뭔지 알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잠깐만... 거기 아저씨? 벽에 낙서하시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