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그리고 미래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09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백 구 번째

8년 전 알파고가 바둑으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AI가 무엇인지 사람들은 확 체감하게 되었다. 기껏해야 심심풀이 땅콩으로만 생각하던 뜬금없는 답변만 해주던 인공지능 심심이가 아닌 영화 속 경계대상이자 충격의 실체로써 와닿게 된 것은 나에겐 알파고 사건 때였다. 오늘도 모임을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인류의 미래가 AI와 같이 가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주제가 가장 인상 깊은 화두였다.


전문가들은 아니었지만 각자 가진 생각 그리고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언제나 우리 모임은 뇌피셜을 기본으로 깔고 가기에 재미난 상상이 나오기도 한다. 대부분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예측하고 AI의 위험성을 다들 우려하고 있었다. 나도 여전히 알파고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데다 챗GPT 활용 그리고 식당에서 트레이를 운반해 주는 로봇이나 테이블마다 배치되어 있거나 입구에 놓인 키오스크를 보노라면 일상 속 AI는 이미 다가온 듯해 보였다.


멤버들이 우려하는 것은 일자리 문제 그리고 적대적 인공지능이 형성되면 어떻게 될지가 주된 사항이었는데 다만 마냥 기술발전에 대해 경계하는 것은 옳지 않단 의견도 있었다. 곰곰이 다 듣고 나서 나도 이야기를 꺼냈다. 누구나 그렇듯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도 나 또한 이런저런 상상을 하긴 했었다. 일단 개인적인 의견으로 한정해서, 일자리에 관해서는 예전에 뉴딜정책이 그렇듯이 제 아무리 의미 없는 일이란 없다고 생각하기에 정부가 개입을 해서라도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했다.


AI 한정으로 경제정책이나 노선은 케인즈학파를 지지하는 쪽이다. 갈수록 일자리는 줄어들고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인구수도 절벽인 데다 경쟁률만 치열해지는 지금 상황에서 AI까지 합세한다면 구직의 미래는 더더욱 밝지 않아 보였다. 언제나 주워들은 게 있듯이, 땅에 공병을 묻고 삽주고 노동자들한테 일을 시켜 파게 하는 식으로라도 일자리를 보장해서 복지정책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경제적 활동은 금전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일이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기 존재를 실현하는 일이기에 일자리문제는 물질적인 일차원적인 생각보다 중요하고 핵심적인 문제다. 그리고 AI가 나중에 너무 발전해 버려 인류를 적대시하거나 위협하게 된다는 설정에 대해선 나는 코로나 사태와 유럽 난민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뇌피셜을 풀어놓았다. 즉 인간은 이성보단 감정의 동물이기에 그리고 공포감이라는 것은 전염병보다 쉽사리 빨리 퍼지기에 로봇이라는 이질적인 물체 혹은 AI라는 무형의 프로그램이 인간사회에 위험이 될 소지가 된다면 그 공포감은 로봇이 발전하는 것과 비례하여 커지면 더 커지기에 우리의 수족 아래에서 관리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또 빗대어 냉전시대 그 이후 핵무기관리에 관한 것도 근거로 들었는데 핵전쟁의 위험 속에서도 강대국들이 오늘날 핵미사일들의 부품을 따로 배치하여 유사시에 조립해서 날리지, 있는 그대로 배치해서 통짜로 날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AI 또한 보급화 내지는 유형의 로봇으로 공장에서 찍어낼 때 백도어라든지 안전장치를 마련해서 대중에게 쥐어줄 때 분명 관리감독해서 접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면 관리하는 사람들의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긴다는 정치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을 거란 똑같은 생각이 든다. AI 관련 산업 혹은 기득권층이 더욱 공고해질 거란 이야기들 속에 나는 AI든 뭐든 무엇을 주어지든 간에 정치적 지형이나 입장은 공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지는 직면하기 힘든 현실은 항상 있기에 비단 AI의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다양한 이야기들의 파도 속에 나름대로 서핑을 하며 오늘도 재미나게 시간을 보내고 왔다. AI를 골자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도 한번 풀어내니 또 다른 생각할 기회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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