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비싼 커피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10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백 십 번째

카페베네 그 이전 커피값이 생각나지 않는다. 요즘은 경쟁업체들이 워낙 다양해서 가격대가 다양한 커피가 있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커피값이 밥보다 비쌌다. 지금도 굵직굵직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의 커피값은 여전히 살벌한 가격을 자랑하고 동네 분식집 혹은 김밥천국 메뉴판 가격대를 보노라면 봉이 김선달 생각이 가끔 나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커피가 비싸고 잘 나가는 이유에 대해서 한 번쯤은 허세가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도 일정 부분 기인한 것이라 보이지만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 듯 하다. 기사를 보니 임대료에 이것저것 따지고 보면 아메리카노가 금메리카노가 된 이유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들 농담하는 "이 돈이면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입 밖으로 나오고 싶었다. 국밥도 물가가 올라 그런 소리를 못하는 것이 슬프긴 하지만. 한국인들의 커피사랑은 다른 나라와 견주어도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음을 본다.


스타벅스나 분위기 좋은 흔히 인스타 감성 카페라고 하는 곳들이 파는 커피를 마시고 그리고 인어인지 세이렌인지 초록색 로고가 대문짝 하게 박힌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넌지시 도시남녀를 자랑하는 듯한 모습을 보면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허세라고 비웃으면서도 막상 나도 맥스웰 캔커피를 들고 다니며 마시지는 않으니까.

그럼에도 소비자입장에선 브랜딩과 허영심이라는 솔직한 욕구가 작동하여 커피의 몸값을 올려주는 것은 맞는 듯해 보였다.


모든 업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커피가 비싼 것이 업체가 좋은 입지를 선정해 들어와서 그에 따른 임대료 때문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 몇 시간씩 앉아서 마시거나 테이크아웃하는 가격이 동일하거나 리유저블컵 가격을 따로 받아 가격차이가 전혀 나지 않음을 보면 개인적으로 의아하다. 테이크아웃하면 체감할 정도로 저렴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도 해본다.


더군다나 해외 명품 업체가 서울에 오픈한 카페에 아메리카노 한잔에 2만 원대를 넘어감에도 사람들이 우르르 가서 사진을 찍고 하는 것을 보면 취향존중을 표방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속 한편에는 "저렇게까지?"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커피맛과 품질이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나는 까막눈 아니 까막혀라서 커피 향만 나도 맛나게 먹는다. 겨울에도 얼죽아라서 편의점 커피를 줄곧 찾는데 오히려 달달해서 나는 이게 더 맞는 것 같다.


카페 그리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가 대중화되는 건 나같이 모임 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반가운 일이고 분위기가 좋으면 이야기가 풍성해지는 맛이 있어 더욱 좋다. 그렇지만 커피값은 여전히 나에겐 미지의 영역인 듯하고 각종 재료를 관리하고 날씨, 물가에 따라 변동이 심할 채소들을 가져와서 요리하는 자영업 식당들의 가격대가 높아지면 이해라도 갈 텐데 오히려 커피가 밥보다 비싼 현상을 브랜딩 혹은 품질등을 고려해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래도 나에겐 어느새 프랜차이즈 커피가 손에 들려있다.


그래서 소비시장도 그것을 아는지 요즘은 저렴한 커피를 파는 업체들이 많아져 곳곳에 보인다. 심지어 리터단위로 파는 커피도 있어 각종 시험에 난처한 학생들에게 강력한 기상나팔을 선사해 주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꼬우면 안 마시면 되는 거 아님?"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심보가 참으로 고약하여 뭐라고 해주고 싶지만 나도 치사하게 대응해 본다. "뭐라고도 할 수 있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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