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의 축제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35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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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글 감정과 비슷한 키워드가 오늘 모임에서도 나왔다. 이 타이밍에 나만 겪는 감정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멤버 중 한 명이 벚꽃이 피면 왜 마음이 설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야기가 흐르다 항상 설레기만 한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주가 벚꽃이 사방팔방 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야외활동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야외활동하기 편한 강변 따라 꽃들이 피어있는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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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설레는지에 대한 이야기 중 여러 가설(?)들이 나왔다. 각자 요맘때면 날씨가 변해서 기분도 환기된다는 점이 벚꽃이라는 매개체로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따스한 봄이 찾아왔다는 신호를 알려준다는 점이 있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갈 때도 마찬가지다. 혹독한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하늘이 높아질 때쯤보다 상쾌해지는 마음도 같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리고 코스모스를 보노라면 그런 마음은 더욱 깊이 새겨진다.


두 번째 가설은 분위기라는 점이다. 날씨의 변화도 있지만 꽃이 피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무언의 축제라는 것을 내가 주장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노래나 초대가수처럼 이 무언의 축제에선 벚꽃은 사람들을 밖으로 나오게끔 하는 동인요소인 것이다. 또한 가끔 혼자서는 인파 속에서 벚꽃을 즐기기 힘든 점, 둘 이상 나와서 만끽하는 점도 어쩌면 이 축제에서 같이 감정을 공유하고 활동을 전개한다.


세 번째 가설은 벚꽃 그 자체에 있다. 사진을 찍는 멤버 중 한 명이 말하길 풍경을 찍을 때 대부분의 꽃들은 색감이 있지만 벚꽃은 하얀색에 가깝기 때문에 자연의 산물 중 그런 흰색을 가진 식물이 많이 없다는 점이 벚꽃이 가진 매력이라는 것이다. 또 날씨에 민감해서 비가 떨어지면 꽃도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짧은 기간 동안 사람들은 너도나도 보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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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야기를 들어보며 흥미로운 점도 있었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벚꽃에 대한 심정을 들어보며 의외로 마냥 즐겁지 않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타며 밝은 기분과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나열되어 있었다. 결국 이 또한 벚꽃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이 사람 자체가 부정적이라는 일반화를 할 순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때에 따라선 고독에 젖은 채 벚꽃 떨어지는 길을 걷노라면 마음이 허무할 때도 있지만 함께하는 벚꽃 길은 활기차고 신나는 봄의 시작임을 알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SNS에서 벚꽃 구경했다는 사진에 대해 우리는 너무 부러워할 필요도 너무 상심할 필요도 없다. 이 또한 하나의 축제로 즐길지 말지는 본인 선택이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데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다.


밖에 나가 꽃구경을 하는 것이 마치 모두가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정상적이고 보편화되어있다는 시각 또한 조심할 필요가 있다.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과 별개로 본인이 좋으면 나가서 혼자라도 보면 되는 것이고 별로다 싶으면 무엇이든 안 하면 된다. 묘한 군중심리 속에 자기 혼자만 떨어져 있다는 생각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즉 현상과 별개로 그 감정 자체가 나와 함께 누군가가 같이 공유하고 있는 또 다른 소속감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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