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34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사 번째
벚꽃 엔딩이 들릴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집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쓴 맛을 싫어하는 초등학생 입맛이라 시럽을 풍성히, 풍부히 타 달라고 계산 전에 미리 말해 준다. 드디어 봄이 제대로 찾아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커피를 받아 들고 다시 호다닥 집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다음 주까지 또 서론에 대한 수정과 보충설명을 곁들여서 교수님을 찾아뵙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전선거 때문에 차들이 기나긴 줄을 서나 봤더니 지역 내 작은 축제가 있어서 도로가 막혀있었다. 날씨가 화창했지만 오묘하게 쌀쌀했다. 내 방에 돌아와서 방 주인을 한번 쓰다듬고 다시 내가 쓰는 논문과 관련된 다른 논문들을 읽었다. 크게 별 다를 건 없었지만 항상 민감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주장하는 바의 근거가 충분히 갖춰져 있냐는 것이다. 개인적인 느낌을 쓰려면 일기만으로 충분하기에 이론적 배경을 찾아 여기저기 훑어본다.
관련 논문에 대해서 아직 밝히고 싶진 않고 나중에 심사위원들께 납득이 되고 통과가 된 다음에야 내가 논문에 대해 이야기를 당당히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지금 이야기하면 수정할 일이 생기다 보면 읽는 분들과 나에게 혼선을 줄 것만 같아서다. 여하튼 이런 일상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머리가 빠개지는 스트레스의 연속이라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한 모양인지 또 진전이 있는 것인지 기분이 좋아져 있다.
그래서 사람마음은 참 변덕이 심하다. 한 순간에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때가 많아서 갈피를 못 잡을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한 감정을 가지고 집착할 필요 없다는 생각도 든다. 감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반짝반짝 서로 다른 감정이 나타나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일이다. 그래서 일상을 보내다 보면 흔히 이야기하듯이 강물 흐르듯이 넘긴다.
요 근래 일상에서 무기력과 싸우고 미루기와의 전쟁에서 조금씩 진전이 되어가고 있다 느끼는 포인트는 나만의 습관을 이전처럼 미루다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상 의자에 앉으면 하게 된다(물론 할 게 없어서도 맞지만). 그래서 이런 점을 볼 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는 말이 대게 부정적인 표현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긍정적으로도 충분히 쓰일 수도 있다 느껴본다. 그동안은 습관이고 자시고 하기 싫어 죽겠는데라고 했던 게 이번 연도 초 아니 불과 한 달 전이였음을 보노라면 꽤 고무적이다.
뭔가 힘 빠지고 느슨해지는 봄이 오면 집에 있다 보면 무기력이 가중되기도 하는데 궁극적으로는 자기가 지금 전념할 게 없어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만난다거나 급히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때면 스트레스 혹은 들뜬 감정을 느끼는 데 그 이전에 앞서 과잉적인 꼬리 무는 생각과 너무 풀어진 신체를 다시 가동해 활동적으로 변하게 한다는 점이다. 외부의 변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일상보다는 자기가 스스로 어떤 것으로 인하여 활동할지는 전적으로 우리 각자 개개인의 몫이다.
봄의 진입과 함께 4월 중순으로 향하는 이 시점에서 24년도 4분의 1일 지나갔고 절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찾아온 봄을 제대로 느끼려면 하루빨리 자기가 어떤 것을 해 볼지도 중요한 것 같다. 올해 새해 목표를 기억하시는가? 24년도 새해 목표를 여전히 실천하고 있는지 보노라면 나는 다행히 충실히 임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구난방이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달팽이 걸음마지만 아장아장 걷고 있는 것을 보면 기특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