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32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이 번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770일이 되었다. 벌써 2년이 지난 것이다. 배우 출신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되면서 전쟁 초반 그 누구도 그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웅이 될 줄은 몰랐다. 러시아 침공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발을 빼면서 우크라이나에 비관적으로 바라봤지만 젤렌스키는 수도 키이우를 지키면서 사기를 진작 시켰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열세에도 솔선수범하는 지도층의 결의에 러시아와 맞서 싸워나갔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국내 이슈 때문에 젤렌스키가 욕을 먹고 복합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크라이나를 지킨 그의 결단과 용기는 높이 살만 하다. 초창기를 떠올려보자.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에 대놓고 주우 독일 대사는 "어차피 질건데 뭐 하러 도웁니까?"라는 부적절한 멘트가 우크라이나를 자극했으나 세계가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대가 미국, 중국과 함께 나란히 현대 세계사를 이끌고 있는 러시아이기 때문이었다.
수도 키이우 공략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러시아는 크게 당황한다. 우크라이나 정도는 재빨리 머리를 쳐서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전역을 지배할 줄 알았지만 젤렌스키와 휘하 참모들과 장군들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결의가 뜨거웠기 때문에 되레 역공을 당하고 지지부진하게 기나긴 시간의 싸움이 시작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력이 딸린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금방 쓰러질만한 나라는 아니었다.
우크라이나는 본래 소비에트 연방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분이 있는 나라였으며 자본주의 진영과 맞닿아 있는 선봉장 같은 국가로써 군사력도 상당히 집중되어 있었다. 다만 소비에트가 무너지고 해체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국가들은 각자도생에서 살길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동안 쌓인 부정적인 결과들을 치우고 새롭게 시작하고 자본주의에 적응하고 성장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러므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것이지, 따져보면 동유럽 하면 떠오르는 폴란드와 나름대로 견줄만한 체급이 있었다.
여하튼 지금은 푸틴의 폭주하는 욕망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이 전쟁의 광풍으로 직접적으로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더 넓게는 세계 모든 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신냉전이라는 추상적이던 개념에 확실히 못을 박아 버렸다. 핵무기라는 패까지 보여주면서 위협을 하며 어떻게든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자 밀어붙이고 있으나 한쪽은 열세라 방어만 하기에도 힘들고 한쪽은 공격해도 어찌 나사 빠진 게 한둘이 아닌지라 도리어 자기들이 3중으로 참호전 마냥 방어기지를 구축하며 점령한 땅을 굳히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있었지만 많은 베테랑 군인들이 전장에서 사망하고 인력난과 없는 살림 다 끌어모아 싸우려고 해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없는 것까지 다 털리는 바람에 실패로 끝나고 이 악물고 버텨내고 있는 실정이다. 바그너 그룹의 반란 실패로 사실상 푸틴을 위협하는 구심점이 사라진 모양인지 자신감에 넘쳐 대선도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죽을 때까지 해먹을 심산인 모양이다.
다만 최근에 모스크바 테러로 인하여 대선 끝나자마자 우크라이나 바깥만 신경 쓰느라 안방은 못 지켰냐라는 비판까지 듣고 있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피 말리는 싸움을 겪고 있고 지금 이 시간도 우리가 편히 숨 쉬고 있을 때 그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장에서, 폐허에서 이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비록 나중에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졌다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는 격려와 박수를 받을만하다 생각하며 부디 앞날은 밝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