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627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이십 칠 번째
한참을 벽을 향해 곡괭이를 휘두르는 사내가 있었다. 벽을 허물면서 하루 내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집을 만들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허리를 쭉 핀다. 스트레칭을 하다가 반대편 벽면의 동료를 찾아갔다. 이쪽도 야무지게 헐고 있나 보려던 찰나 아니 웬걸? 동료는 오히려 허물어야 하는 벽을 내버려 두고 한 겹 더 쌓아 나가고 있었다. 사내가 "허물고 다시 세워야 하는 데 왜 쌓고있냐" 묻자 동료가 대답하길 "새로운 집? 맞지! 근데 여기를 리모델링해달라는 요청 잊은 건 아니지?"
이것이 바로 우리 마음의 현장이다. 당신의 생각, 당신의 감정, 당신의 행동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모든 것을 파악하고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다. 하지만 당신이 알지 못하면 여러 가지 오류나 실수를 하기가 쉽다. 크게 만들 것을 작게 만들고 작게 만들 것을 크게 만드는 그런 실수들, 에너지를 써야 할 곳에는 쓰지 않고 계속 누출되다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들기 쉽다.
세심하다고 여기는 나지만 매번 놓치는 것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며, 오히려 세심하기에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는 것 같다. 주관을 가진 개인이 어떻게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가? 그게 잘 안되니 항상 꽉 막힌 느낌이 드는 것이다. 객관화를 한다는 것은 내가 알지 못했던 것 혹은 암묵적으로 무시하던 것을 파악하는 작업인데 중구난방이 아닌 체계적인 작업을 요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로 대표될 수 있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고도 중요하다. 솔직히 고백해 보자면 나도 최근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이런 작업이 왜 중요한지를. 그동안은 자기 계발이라 부를만한 여러 작업들에 집중하던 것과 그리고 그것을 성취해 내는 여러 방법들에 대해서 나름 닳고 닳게 익힌 것 같다 여기며 그것을 써먹으려 했지만 가장 근원적인 포인트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하루에 얼마나 소화하고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것과 내가 지금 어떤 능력을 가졌으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표시판이 없다면 매번 망각하고 기존의 생활양식대로 돌아가게 된다. 다만 객관화를 하다 보면 내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 혹은 과대평가하는 듯한 느낌이 들며 욕심또한 생길 수가 있다. 넘치게 달성해서 내일 앓아눕는 것보다 아쉬운 듯해서 내일 계속하는 것이 백번 천 번 낫기 때문에 그런 지표들을 파악 해 보려면 자기 자신을 알아보자.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