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SHOW ME THE 정통성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694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구십 사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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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 시간이나 역사 책에 등장하는 용어인 "정통성" ,"명분"등에 대해 생각해보면 다들 추상적인 개념이라 여긴다. 또한 무언가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옛 사람들의 고지식함과 시대적 한계에 따른 고정관념이라 생각하고는 한다. 나도 학창시절에 배울 땐 그렇게 생각하고 지냈었지만 지금은 정반대가 되었다. 정통성이 모든 것이고, 명분이 모든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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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천심이다. 동아시아의 중국에 위치한 대륙국가의 패권에 따라 주변 국가들이 군신관계를 맺으며 천자인 황제에게 충과 예의를 다해야 했던 것은 돌고돌아 천심과 떨어질 수 없는 민심이 따랐기 때문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층이 그 위치에 있다면 말이 달라질 것 같지만, 당시의 인식은 하늘에 내려준 천자는 널리 백성들을 보살펴야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함께 있음이 기저에 흐르고 있었다.


기후환경의 변화와 흉년, 그리고 알 수없는 변수들에 의해서 세력 다툼과 반란이 일어나면 들고 일어난 쪽에서는 이를 역성혁명으로 하늘이 기존 황제에게 천심을 거두므로 민심이 떠났으니 새로운 황제가 나타나 백성들을 보살피고 하늘의 뜻을 섬긴다는 관점을 내세웠다. 세력 물갈이로 보더라도 엄연히 백성을 떼어놓곤 권력자가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고통을 알아주는 지도자에게 백성은 따라 붙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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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경우도 봉건제 시절, 권력을 교황에게 수여받아 성스러운 사명의 집행자가 되기를 맹세했으나, 점차 영주들이 중앙집권적인 체제로 세력이 부강해지자 세속권력으로써 독립하여 아예 셀프 수여와 다름없는 왕권신수설을 주장하며 땅과 백성의 보호자임을 칭했다. 정리하자면 입 닫고 아무 소리 없이 "나 왕 할꼬얌"하고 무기만 들고 적들 뚝배기(?)를 깬다해서 왕이 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기를 섬길 명분이 있어야 했고 그 명분이 대다수에게 이익이 되고 납득이 갈 만한 메시지가 되어야만 비로소 사회통합을 할 수 있었다.


만약 명분 확보나 정통성 만들기가 실패했다면? 끝은 참혹하다. 반란에 실패하면 삼족이 멸함은 물론이거니와 저잣거리나 사람들이 활보하는 거리에 온 가족의 목이 효수된 채 매달렸고 사람들은 구경거리로 여기며 머리에 돌을 던져댔다. 이런 부분이 잔인하다 할 수 있지만 전근대 사회에서든 지금이든 순수한 구성원의 이익은 뒤로 하더라도 명분이나 정통성이 궁중이든 저잣거리든간에 충분히 전해지지 않았다면 사적이익을 위한 혼란야기로 밖에 볼 수 없었다. 명분이 부족한 세력은 망할 때 까지 다른 기치를 치켜든 세력들과 끊임없이 싸우다 국력을 낭비해야만 했고 자기 충족적 예언처럼 그들은 낭비된 국력으로 인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었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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