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예쁜 것을 너에게 줄게~59
딸아~정말 오랜만에 편지를 쓴다.
그동안 엄마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
엄마 일하느라 수험생에게 신경을 못 써서,
엄마가 많이 미안해.
오히려 엄마 신경 안 쓰게 하려고
딸이 힘든 거 다 감수하고 인내하고 있다는 잘 알고 있어.
무더위와 싸우며 힘들고 불편한 상황 잘 참고
혼자서도 할 일 잘해주어서 정말 고마워.
2차 학업 성취 100일 기도 신청만 해놓고,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하지 않은 못난 엄마.
이제라도 열심히 가서 기도하리라,
수능 D-day가 두 자릿수로 바뀐 지 한참이 지나서야
저녁 기도에 참석했어.
기도를 마치고 짐 정리를 하는데,
사람들 손에 들려져 있는 비닐이 보였어.
떡이 묵직하게 담겨 있는 비닐.
어떤 이에게는 인절미가, 어떤 이의 손에는 절편이 있었어.
기도 전에 행사가 있었나?
우리 딸한테도 떡 주고 싶은데,
어딜 가야 떡을 받을 수 있을까?
법당을 나와 댓돌을 밟고 섰는데,
한 보살님이 엄마를 향해 물으셨어.
"혹시 떡 가지고 가시겠어요?
조금 전에 떡을 나누어주셨는데,
어쩌다 보니 두 봉지를 받게 되었어요.
욕심내고 가지고 갔다가 다 못 먹으면 벌 받을 것 같아요.
혹시 나누어 드시겠어요?
누굴 드려야 하나 기다리고 있었어요."
비닐봉지에 기름기가 있다며
본인 가방에서 티슈까지 꺼내서
정성스럽게 떡을 감싸주시는 따뜻함.
이게 웬 떡이람!
"보살님, 정말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재차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며
떡을 소중히 받아 들었어.
우리 딸 떡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을 아셨나 보다.
늦게 기도 시작해서 죄스러운 엄마 마음을 격려해 주시려나 보다.
수험생 엄마의 마음이란 이런 게 아니겠니?
나누는 마음.
베푸는 마음.
복 짓는 마음.
간절한 마음.
감사한 마음.
들어갈 때 대수롭지 않게 보이던 연꽃 축제가
나올 땐 특별하게 보였다.
절편에 찍힌 무늬 하나하나가
연꽃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엄마도 더 베푸는 삶을 살게.
더 열심히 기도할게.
더 많이 응원할게.
더욱 감사하며 살게.
딸아~ 세상의 모든 예쁜 것을 너에게 줄게~
오늘은 나누는 마음을 보내본다.
예상대로 딸이 떡을 맛있게 먹었다.
기분 좋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딱 그 순간 댓돌에 내려오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