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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롱 Mar 13. 2022

제주 명상 여행 : 나를 정확하게 바라보기  

나의 요가 에세이 <생각은 멈추고 숨은 내쉬세요>


지난주 제주도에 명상 여행을 다녀왔다.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마음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서였다. 돈 벌고 싶다면 돈 잘 버는 사람을 찾아가라는 말처럼 나는 긍정적인 습관을 갖고 싶어서 내 주변에서 최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꼽히는 요가 센터의 대표 트레이너님을 따라 여행을 떠나기로 선택했다.


나는 그야말로 긍정이 필요한 사람이다. 순식간에 나쁜 생각과 부정적인 기억, 불안에 빠져버린다. 그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반복이 된다. 물론 요가를 하면서 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부정과 긍정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를 괴롭히길 반복한다.


대체 긍정적인 사람은 뭐가 다를까?  대체 어떤 하루를 보내길래 그런 사람들은 평온해 보이고 밥도 잘 먹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말까지 할 수 있는 것일까? 서점 매대에 있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 같은 글들은 더 이상 효력이 없었다. 체험해서 느껴보지 않으면 안 될 때인 것 같았다.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탁 트인 경관과 맑은 공기가 느껴졌다. 꼭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는 마음은 사라지고, 산을 오르면 오르는 것에 바다를 가면 파도 소리를 듣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더 집중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었을 때, 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이 없어지는 지점을 바라봤다.


여행 중간중간에 트레이너님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지 조언해주셨다. 좋은 곳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까 평소보다  그렇게 해보겠다고, 긍정을 붙들겠다는 마음가짐이 일었다.


오. 그러나 내 문제는 늘 이런 좋은 조언과 기운을 받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한풀 꺾여 버리는 것이 아니던가.


최근까지 나의 이슈는 어떤 것이든 열정적으로 시작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금방 시들해져 버린 다는 것이다.  이유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부정적이라서, 혹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 고민을 트레이너님께 털어놓았다.. 그리고 정말 뜨끔할 만큼의 조언을 얻었다.

"너무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마. 자기한테는 늘 자기만의 기준이 있어. 그걸로 계속 평가를 해. 평가를 하다 보면 지쳐버린다고. " 첫마디가 그랬다.


내가 뜨끔한 이유는 실제로  말이 맞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을 마주하는 순간  머리는 '맞고 틀림'으로 나뉜다. 언제가 '이게 맞는 건가'.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판단의 속내를  살펴보면 정확한 선택을 원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서둘러 틀리다고 말하고 싶음에 가깝다.


어려운 일이나 안 해 본 일은 너무 하기 싫어서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핑계되었던 것 같다. 모든 일에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서게 되었고 결과가 좋지 않음은 당연하다. 처음에 열심히 하려다가도 맞고 틀림을 따지는 에너지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의지는 점점 꺾였고 누군가 내 일에 뭐라고 한마디 하면 의기소침해졌다.


나에 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건 마음 불편한 일이다. 뜨거운 마늘 한쪽을 삼킨 느낌이다. 내가 끝까지 의지와 확신을 갖고 완주한 적이 있었나 돌이켜 보면 그 대답은 NO이다. 트레이너님은 울상 표정을 짓는 내게 따지는 건 인생의 끝에나 가서 하라고, 따지는 마음 때문에 결코 현재를 살 수 없을 것이라고. 그런 따짐을 접고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살라고 하셨다. 그제야 나는 그 습관을 고치는 것이 긍정으로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 이후 제주 바다를 앞에 두고 명상을 하면서 나는 이 습관을 날려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진짜 바다를 앞에 두고 명상을 하긴 처음이었다. 한없는 파도를 느끼면서 이제 나도 하기 싫다고, 못하겠다고 따지는 습관을 내려놓자고 마음먹었다.


물론 명상 수련을 다녀온 지금도 여전히 나는 따지고 있다. 오래된 습관이라 바로 바꾸긴 어렵지만 그래도 전에는 따지는 마음이 내 인생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면 앞으로 그것을 옆좌석으로, 서서히 뒷 좌석으로 또 짐칸으로 보낼 것임을 선언한다.


이번 명상 여행을 통해 딴지 거는 이 심보가 긍정적인 삶을 사는데 걸림돌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앞으로의 일들을 이 심술보가 방해하지 않도록 처절하지만 진심으로 액션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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