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가 에세이 <생각은 멈추고 숨은 내쉬세요>
미라클 모닝을 한다고 날마다 수첩에 바라는 것들을 적던 시절, 맨 마지막 줄에 늘 '내 주변에 긍정적인 사람들과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썼었다. 그리고 잠깐의 여행 동안 나는 바라던 미래와 가까워졌다는 기분이 들어 들떴다.
오랜 기간 요가와 명상을 해온 사람들과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말과 긍정적인 경험에 대해 나누게 된다. 그 누구도 회사에서의 고단함이나 상사 욕, 세상의 불만을 대화거리로 먼저 내놓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 삶의 목표나 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된다. 그래서 나는 요가를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마음이 편하고 좋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편안한 이틀을 보낸 다음날부터 모든 것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말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고 침구도 왠지 불편하게 느껴졌다. 사람들과 떨어져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만이 일었다. 뭔가 트집 잡고 싶어졌다. 주변에 변한 것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습관처럼 딴지 걸로 싶은 마음을 느꼈다.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다음 스케줄이 숲 속을 거닐며 명상을 하는 일정이라 나는 마음을 살펴보기로 했다. 숨을 크게 마시고 내쉬며 발바닥에 닿는 흙의 촉감을 느꼈다. 그렇게 무던히 걸었다. 애써 누군가에게 말 걸지 않고 한참을 걸어가니 어렴풋이나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상한 말로 들리겠지만 나는 부정을 원했다. 명상 여행을 위해 도착한 날부터 부정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에 스스로 불편함을 느꼈다. 마치 '나 돌아갈래! 이틀이나 좋은 하루를 보내다니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하며 딴지 거는 심보가 머릿속의 비상벨을 울린 것 같았다.
제대로 짚었는지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냥 그렇게 관성처럼 부정적인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는 걸 인정했다.
씁쓸하지만 그래도 이 싸인이 내게 한 가지 알려준 것이 있다. 명상 여행을 하기 전에 내가 찾고자 했던 긍정적인 삶의 답이 결국 습관이라는 것. 의식적으로 긍정을 쫒지 않으면 바로 부정으로 돌아가버린다는 사실 말이다.
'긍정은 절대 그냥 생기는 게 아니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긍정적으로 살고 싶어.' 명상의 끝에서 나는 나에게 말해주었다.
수첩의 끄트머리에 썼던 것처럼 내 주변에 긍정적인 사람들과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려면 이제 긍정 습관을 만들 때가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