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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롱 Mar 13. 2022

친애하는 두려움에게

나의 요가 에세이 <생각은 멈추고 숨은 내쉬세요>


챕터마다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여 놓을 만큼 나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 매직> 좋아한다.  오늘은 나의 따지려는 마음과 어리광 피우며 징징거리는 마음을 위해서  책의 챕터에 있는 글을 고스란히 베껴 적고 싶다.  작가가  '친애하는 두려움에게'라는 편지글이 정확히 내가 나의 따짐이와 징징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 때문이다.




친애하는 두려움에게


창조성과 나는 함께 여행길을 떠나려 해. 난 네가 우리들과 함께 갈 거라 짐작하는데, 왜냐하면 너는 언제나 그렇게 하니까. 넌 내 삶에서 네가 매우 중요한 일을 한다고 믿고 있으며, 그 일을 아주 진지하게 수행한다는 걸 난 알고 있어. 보아하니 네가 하는 일이란 내가 뭔가 흥미로운 일을 해 보려 할 때마다 그에 앞서 아주 큰 공포를 느끼게끔 하는 일인 것 같아. 그리고 내가 한마디 하자면, 너는 정말 그 일을 탁월하게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부디 계속해서 네 일을 하렴. 네가 꼭 그래야 하겠다면 말이야.


하지만 이 여행길에서 나 역시 내 할 일을 할 거야. 바로 열심히 작업하고 집중하는 일이지. 그리고 창조성도 자기 일을 하고 있을 거야. 나를 계속 자극하고 영감을 주는 일 말이지. 이 여행길에 오르는 동안 우리 모두가 함께 타고 갈 차에는 공간이 아주 많으니까. 너도 마음껏 편안히 지내렴.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둬.


길을 가는 동안 오직 창조성과 나만이  여행에서 필요한 결정을 내릴 거야. 나는 네가 우리 단체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하고  존중하니까. 결코 우리 활동에서 너를 소외시키는 않을 거야. 그래도 여전히 네가 하는 제안들을 우리가 따르는 일은 없을 거야. 너는 여기서 우리와 함께 앉을자리가 허락되고 우리가 하는 일에  관점에서 의견을 보이는 것도 허락되지만 네가 결정권을 갖는 일은 없어.


너는 우리 여행길의 지도를 만져서도  되고, 우회로로 가자고 주장할 수도 없고 차내 온도를 조절할 수도 없어. 심지어 너는  안을 흐르는 배경 음악도  마음대로 건드리면  된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참으로 오래된 친구야. 그러나 네가 우리 차의 운전대를 잡게 되는  절대 금지야.


-엘리자베스 길버트 <빅 매직> 중에서 -




단점을 없애려는 것보다 그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스스로 운전대를 잡자는 걸 이렇게 애정 어리게 표현할 수 있을까.

위의 편지를 빌려 나의 단점인 따짐이와 징징이에게도 절대 네가 운전대를 잡을 일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주는... 좀 더 나은 일주일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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