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텐셜리스트 '형서'님
피드에서 그녀의 영상을 처음 마주했을 때, 내가 알고 있던 그녀의 모습과 영상의 모습이 달라 깜짝 놀랐다. 어떤 것이 형서님의 본캐일까?
A. 내가 아는 그녀:
경영학을 공부하고, IT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며 영어랑 불어를 잘하고 해외에서 유학한 엘리트
B. 영상 속의 그녀:
혼자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가끔 몸매가 드러난 옷을 입고 있음, 벤자민과 제롬이라는 코카 스페니얼 두 마리를 키우며 동물을 사랑한다고 함
Q. 최근 틱톡에 올린 많은 영상들을 보면 형서님은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것 같다. 특별히 표현하고 싶은 어떤 것이 있는가?
특별히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다기보다는 최대한 '나 다움'을 표현하고 싶다. 꾸밈없는 모습이 가장 매력적이자 동시에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틱톡이나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 긴장이 되었다. 노래하거나 춤추는 내 모습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나를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반응이 괜찮았고 하나를 올리고 나니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용기가 생겼다. 갈수록 나를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지금도 영상 속의 내 모습이 백 퍼센트 자연스럽게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시도를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겨 한층 더 나다운 영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틱톡 이외에도 음악 앨범을 낼 계획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나?
사실 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다. 가요 프로그램을 보며 가수를 따라 하고 가족들 앞에서 춤을 추곤 했다. 하지만 어릴 적 가수는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을 듣고 시도도 하기 전에 일찌감찌 포기해버렸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대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음악을 제외하고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그때까지 내 마음속엔 음악에 대한 꿈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와중에 당시 사귀던 사람과 안 좋게 헤어졌다.
이별을 계기로 내가 너무 의존적으로 살아오지 않았는지, 하고 싶은 일을 회피하며 살아왔던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제야 내 삶을 책임지면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다시 음악이 떠올랐고 그때 작곡을 시작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이별은 힘든 경험이었지만 내 삶의 경로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고마운 일이었다.
Q. 분위기 전환을 위해, 틱톡커에게 할 수 있을만한 힙한 질문을 하나를 던지고 싶다. 나를 해시태그로 표현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파스텔
나는 파스텔 계열의 색을 가장 좋아한다. 원색은 때론 너무 강한 느낌이 드는 반면, 파스텔 색은 은은하면서도 통통 튀고, 부드럽지만 이목을 집중시킨다. 또, 여러 가지 색들이 조화를 이루어 정말 다채로운 색을 낸다. 어떤 면에서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첫인상이 강렬한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은은하게 나만의 색을 드러내는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확고한 나만의 분위기가 있다. 또 겉으로 다 드러나진 않는 다양한 면들을 가지고 있다. 나의 의외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자주 놀라곤 한다.
Q. 나도 놀랐다.(웃음) 형서님의 커리어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은 진로에 고민이 많다. 내가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이다. 둘 중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은가?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잘하는 일로 만들기가 더 쉽다. 물론 그렇지 않은 상황도 더러 존재한다. 하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씨앗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그 가능성이 완전히 발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말이다.
또 좋아하는 일이라면 다른 일에 비해 포기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다. 어차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좋아서 할 것이고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면 장애물이 생겨도 이를 해결할 방법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어 직업으로 삼는 것이라고 본다.
Q. 현재는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인가? 커리어 측면에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지금은 IT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일이 나의 꿈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은 음악을 창작하고 음악을 통해 나의 내면을 표현하는 일이다.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곡 작업을 하고 있지만 부족하다고 느낀다. 틈틈이 실력을 쌓아 full-time job으로 전환하고 싶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앨범을 내고 공연도 하며, 좋아하는 아티스트들과 곡 작업도 하고 싶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두 배로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다.
Q. 회사일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늘 쉽지 않다. 도전을 시작할 때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무엇인가?
이 도전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먼저 판단한다.
나는 항상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현재 하고 있는 것들만 작곡, 피아노, 유튜브, 틱톡, 독서, 프랑스어 공부 등 여러 가지다. 이것도 추려서 가장 하고 싶은 것들로만 구성한 것이다.
여기서 새로운 무언가에 또 도전을 한다면, 과연 지금 하는 것들을 제쳐두고 할 만큼 가치가 있는 지를 먼저 판단할 것이다. 만약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그에 맞게 시간 배분을 할 것이다.
과거에는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바로 시도하곤 했다. 하지만 디자인, 탁구, 복싱, 스페인어, 기타 등 조금 하다가 포기하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결국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해야 할 일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새로운 일을 벌여 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내가 정말 원하고 평생 하고 싶은 일들만 선택해서 한다.
결국 내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모든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면 과감히 포기하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
Q.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무엇 때문인가?
가장 잘했다고 느낀 일은 음악을 시작한 것과 거절할 용기를 낸 것이다.
음악을 하기까지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이 참 많았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고 한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니 실력도 정말 많이 늘었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앞으로 해왔던 것처럼 계속해서 도전해 나가고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또, 음악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었다.
두 번째는 거절할 용기를 낸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전에 만나던 사람을 끊어낸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예전에는 관계를 단절하는 일이 두려웠고, 최대한 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앞선 관계에서는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더 이상 건강한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이 되었다. 많은 고민 끝에 그 친구와의 관계를 단절했고,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행복을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후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해선 ‘No’라고 거절하는 일이 훨씬 쉬워졌고,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Q. 마지막 질문이다.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10년 전 나는 공부에 흥미도 없고 고민도 많으며 이리저리 방황하는 학생이었다. 꿈은 컸으나 그 꿈들을 실제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상상만 하곤 했다.
지금 와서 보니 그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이미 많이 이루었다. 음악활동, 연애, 교환학생, 여행 등 마음이 가는 대로 하다 보니 하나씩 차근차근 이루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10년 전 나에게 “너의 내면의 소리를 따라서 한 발자국씩 내딛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면의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원하던 많은 일을 이루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