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온전히 내 몸의 회복에 집중하는 달이었다. 지난달에 열심히 11월을 쉬기 위한 준비들을 했으니, 반대로 이번달은 진짜 쉬는 걸 열심히 해냈다.
총 5시간 30분의 수술을 했고, 난소암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보통은 2시간이면 끝나는 수술이 5시간 30분이 걸려서 진행된 것은 자궁내막증이 너무 심해서 여러 장기를 다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오랜 수술 시간에 나도, 가족들도, 수술해주신 선생님들도 모두 고생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암이 아니었기에 항암이라던가 이후 치료 등에 대한 걱정없이, 오로지 건강을 회복하는 것에 정말 맘 편히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상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나의 의지와 행동은 나를 위해 매우 옳은 일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난소암이라는 걸 상정하고 움직였어도 평소와 같이 내 일상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기에, 나는 결과를 듣고 지난 시간에 대한 억울함이나 후회가 전혀 없었다.
9년만에 수술을 하면서 이전과 또 달라진 의료 기술과 서비스에 대해 느낀 것도 많고 나와 같은 상황에 두려워하고 있을 이들을 위해 이에 대한 과정들도 12월에는 정리해서 글을 올릴 생각이다. 이제 회복이 어느 정도 잘 된 상황이니, 브런치 작가라는 십잡스 항목을 또다시 충실히 해나갈 생각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병원에서 안내한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나갔더니 빠른 속도로 회복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쉬기만 한 건 아니다. 11월 중순 이후부터는 십잡스 프로젝트도 슬슬 다시 발동을 걸고 진행하고 있다.
1) 강연가로 다시 시동걸기
CCCR을 통해 단국대에 다시 한번 취업특강을 다녀왔다. 원래는 11월 초에 진행을 희망하셨던 건이었는데, 내 수술 후 회복 시간을 고려해서 정말 감동스럽게도 특강 일정을 조정해주셨다. 이에 11월 21일에 강연을 했고 특강 후 모의 면접과 취업 서류 첨삭까지도 진행했다.
수술 후 3주가 지나고 3시간의 특강을 진행해서 조금 걱정도 했는데, 왠걸 오히려 더 기운을 얻게 되었다. 상당히 큰 장소에서 40명이 넘는 학생들은 열정적으로 참여해준 덕분에 더 신이 났던 것 같다. 엄청 열정적으로 진행했는데, 나의 넘치는 에너지에 아무도 내가 수술한 사람인 걸 몰랐다고 한다. >_< 새로 오신 CCCR 담당자 분이 너무 꼼꼼하고 세심한 사람이라 여러모로 진행이 편해서 더 감사했다.
2) 콘텐츠 작가로서 퍼블리 새 아티클 준비
퍼블리에서 새로운 제안이 와서 12월 중순 내 오픈 목표로 새 아티클을 준비했다. CM님이 제안주신 방향성이 워낙 좋기도 하고 내가 가장 잘하던 부분이기도 해서, 글이 술술 써지고 재밌게 해낼 수 있었다. 다만, 아직 오래 앉아서 글쓰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 퍼블리 글을 쓰기 위해 브런치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이제 탈고를 마쳤으니 브런치 글을 열심히 써야지!!!
3) 텀블벅 펀딩 무산
취업술사 전자책의 펀딩은 아쉽게도 무산이 되었다. 중간중간에 텀블벅에서 광고 영역 활용을 해보라던가 여러 조언이 담긴 메일이 왔는데, 솔직히 이 때가 수술 후 가장 열심히 회복에만 매달릴 때라서 아무것도 F.U을 하지 못했다.
일단은 다음에 재도전 및 다른 방식으로 판매해보는 걸로 생각하기로 하고, 이대로 펀딩 무산 상태로 마무리를 했다. 아쉽긴 하지만 텀블벅 시스템도 배우게 되었고, 내 콘텐츠를 담은 책도 써봤고, 그 내용을 강연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여러모로 많은 배움과 득이 있었던 경험이었다.
그리고 덕분에 개인의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여러 플랫폼들도 알게 되어서 그 중 하나에 페이지도 만들어 보는 시도도 해볼 수 있었다. 아직 공부해보고 경험해볼 것들 있는데, 차근차근 해보려고 한다.
일단 사용해보는 것보다 빨리 배울 수 있는게 없으니 만들어 보고 있는데, 요런 플랫폼들이 많긴 해서 이 중 나한테 편하고 잘 맞는 걸 찾아서, 직접 유입을 유도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실험도 해서 책이 판매되는 경로나 방법도 찾는 프로젝트를 해보려고 한다. 12월은 나름 기존에 진행하던 것들의 마무리도 있고...아직 몸이 회복기에 있으니 일 자체는 무리해서 하지 않을 생각이라 패스하고, 내년 1분기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4) 그 외
12월에 있는 프롭테크 CEO 스쿨의 수료식 준비, 에이치얼라이언스의 GL 프로그램의 Mday 이벤트 준비 등을 슬슬 해냈고, 퍼블리를 통해 게재된 내 아티클을 보고 나에게 조직 운영 및 마케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요청하신 새로운 인연도 만났다.
9~11월은 나에게 다시 한번 '건강, 자신의 몸을 챙기는 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하고 싶은 걸 못한다'는 본질적인 것을 절절히 깨닫게 해주었다.
2014년 2월 15일 유방암 판정 후 드디어 10년이 지나, 내년은 정말 암과 이별을 하는 해가 될 것이다. 내년 8월이면 약도 더는 먹지 않게 된다. 그러니 이제 더 방심하지 말고 내 몸을 챙겨야 하는 것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서 십잡스 프로젝트를 끝까지 해내고 싶다.
12월까지는 아직 회복기라고 생각하고 일을 벌이는 건 워워 하려고 한다.
지금은 내년에 뭐하고 재밌게 살지 고민하는 즐거움을 누려야겠다.
지난 1개월 간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은 깨달음
건강해야 한다. 하고 싶은게 너무 많으니 꼭 건강이 필수다!
지난 1개월 간 프로젝트를 하면서 발견한 문제 의식
병원에서 약 먹으라는 시간에 약 먹기 위해 밥을 시간 맞춰 먹다 보니, 그동안 내가 뭔가 집중하면 밥 먹는 걸 잊거나 너무 대중없이 먹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분명 이것도 건강에 악영향이었을 것!)
이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
계속 알람을 맞춰서 아침(가볍게 요구르트라도!), 점심, 저녁(과하지 않게!)을 제 때에 잘 챙겨먹도록 해보자.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