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일삶기록
지난 상반기의 우리의 삶을 회고하면서 우리 부부는 남은 하반기 동안에는 매월 하루는 우리 삶에 동기부여를 찾는 시간을 보내는 Motivation Date, 줄여서 MD데이를 보내기로 했다.
좋은 곳을 가고 좋은 것을 먹고 좋아하는 것 등을 하면서 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함께 공명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전부터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일식당 '타마유라'가 가보고 싶었다. 워낙 분위기와 맛으로 호평인 곳이지만, 이곳을 다녀 온 지인이 왜 우리가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는지 알게 해주는 곳이었다고 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테판야키 코스의 예약은 실패했지만, 스시 오마카세 코스는 예약이 가능해서 일단 이것부터 경험해 보기로 했다.
2명의 점심 스시 오마케세 코스로 예약을 했고 네이버페이로 예약했더니 10%를 할인해줘서 최종 가격이 324,000원이 되었다. 3시간 주차는 무료고 발렛은 3만원인데, 내가 가진 신용카드가 발렛이 무료라서 우리는 시간 낭비하지 않고 발렛을 맡기는 것으로 했다.
예약 시간 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더니, 각종 다도 도기들이 셋팅된 대기실로 안내가 되었다. 좋은 향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끽하며 기다리고 있으니 예약한 시간에 딱 맞춰서 자리로 안내를 해줬다.
자리에 앉은 후 담당 서버가 마실 것을 확인하고 깔끔하게 기본 셋팅을 하더니,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쉐프님은 사시미를 준비 중이었다.
신선하고 고급진 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들은 하나 같이 정성스럽고 맛있었다. 더불어서 분위기는 물론, 플레이팅, 쉐프와 담당 서버의 서비스까지도 정갈하기 그지 없었다.
1시간이 넘는 식사 시간 동안 남편과 나는 서로에게 집중하면서 다양한 대화를 했고, 이렇게 높은 퀄리티의 식사를 하면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이 정도 가격이면 매우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우리의 첫 MD데이에 대해 이야기 했다. 우리 둘 다 타마유라의 식사 가격도, 호텔 라운지 카페에서 마신 비싼 커피 가격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제공받은 서비스가 충분히 그 가치를 했고, 우리가 그걸 즐기면서 나눈 이야기와 생각들이 더 가치있었기 때문에 우리 둘 다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인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편은 타마유라에서 우리 외에 있던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을 지켜봤다고 한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는 꽤 단골인지 직원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은 옷차림부터 격식있었고 직원들의 서비스에 매번 감사함을 표하고 정중하게 행동했다.
남편은 그런 사람들이 오는 곳에 우리가 와 있다는 것이 좋았고 앞으로 그들처럼 여기의 단골이 될 정도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래서 다음 MD데이가 오기 전까지 열심히 돈을 벌고 우아하게 말하고 행동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했다.
나도 남편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MD데이를 보낸 시간 동안 계속 남편이 계속 맛있다, 너무 좋다, 행복하다, 고맙다고 말해준 것들이 더 동기부여를 가지게 해줬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시간보다 더 가치있는 건 없으니까 말이다. :)
그리고 이런 시간이 있었기에 '다음 MD데이는 어떻게 보낼까?' 그걸 생각하는 설레임 또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MD데이는 한번 경험해보자 했던 작은 아이디어에 불과했지만 한번 해보니 이건 매월 시행하자고 정할 정도로 우리 부부에게도 각자 서로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되어 줄 것 같다. 일단 적어도 먹고 싶고 가고 싶은데가 많은 나는 불타오른 상태다. (웃음)
왠지 우리가 앞으로도 건강하게 서로를 위하며 살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비법을 찾은 것 같아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