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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 (24년 회고 & 25년 계획)

1월의 일삶기록

by 찌니

작년은 가족들에게 마이너스적인 사건이 많았던 한 해 였다. 1월에 동생의 결혼 생활이 힘든 것을 알게 된 것을 시작으로 결국 동생은 이혼을 했고, 우리 부부가 시댁과 연락을 끊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막내 고모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괴로운 싸움을 하게 되었고, 12월에 아빠는 백내장 수술을 하는 등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건이 없던 적이 없을 정도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사건은 동생의 이혼이었다. 나한테 동생은 내 반쪽이었고 그 반쪽의 슬픔은 나에게도 큰 슬픔이었다. 당장 무일푼으로 집을 나온 동생이 금전적인 부분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금 더 돈을 버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동생 집을 구함과 동시에 동생 집과 1분 거리에 우리도 집을 얻어서 반동거 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동네 주민과의 잦은 마찰과 집세를 내지 않던 세입자와의 계약 종료일이 다가와서 다시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 때 남편이 동생을 데리고 살자고 해준 덕분에 동생에게 합가를 제안할 수 있었다. 처제와 같이 사는 것이 불편할 수 있는데도 먼저 제안을 해준 남편에게 감사함이 컸다. 동생이 합가에 응함과 동시에 우리는 사람 셋과 강아지 둘이 살기 좋은 집의 환경을 만들기로 하고 인테리어에 들어갔다.


인테리어(인테리어에 대해서는 브런치에서도 따로 다룰 예정)를 잘 마치고, 10월 말부터 우리는 함께 살게 되었는데, 목표를 했듯이 집에 있는 것이 너무 좋은 집의 환경이 완성되어 만족도가 높다. 25년도부터는 더욱 소통을 자주 하면서 우리 가족의 화목을 만들어가자는 약속을 하고 매월 가족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1월 첫 가족 회의에서 우리 셋 모두 지금 생활의 만족감과 안정감에 대해 이야기 했다.

특히 동생은 자신이 보호를 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면서,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며 가장 마음 편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우리 셋다 24년은 힘들었지만 서로가 있어서 잘 이겨낸 해였다고 평했다. 25년에 대해서는 각자 계획이 다 달랐는데, 나는 나의 경험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해내는 해로 보내고 싶다고 했고, 남편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 서브컬쳐 콘텐츠나 정보를 직접 읽을 수 있게 일본어를 공부하겠다고 했으며, 동생은 무계획으로 살아보는 삶을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나의 키워드, #연결하라


나의 컨설팅 클라이언트였다가 지금은 나와 언니 동생으로 지내는 대표님이 달력을 선물로 주셨는데, 이 달력의 메인 메시지를 보자마자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KakaoTalk_20250201_213901569.jpg 달력과 함께 있던 포스터


나의 경험을 연결하고, 나의 사람을 연결하고, 나의 일을 연결하며 내 삶을 연결해 나간다는 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25년에 내가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 정리해봤다.


1. 브런치에 매일 글쓰기 : 내 삶 연결하기


세상에 하나 뿐인 '내 삶'의 이야기를 주제로 다양한 내 삶의 이야기를 매일 기록하려고 한다. 작년에 너무 글쓰기를 띄엄띄엄 했더니, 왠지 글을 쓰는 근육이 퇴화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내용이 아무리 별 것 아니고, 짧더라도 매일 글쓰기를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렇다면 매일 올릴 글을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올리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해봤는데, 이미 나는 내 삶의 이야기를 적고 있었고 앞으로도 내 삶이 주제가 되면 다룰 이야기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프로 N잡러로서, 작은 컨설팅 회사의 대표로서, 암 생존자로서, 작가로서, 딸로서, 언니로서, 동생으로서, 아내로서, 친구로서, 동료로서, 지인으로서, 다양한 나로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다양한 도전과 새로워진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기록하려고 한다. 내 글을 만나는 누군가가 '참 이렇게 다양하게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기쁨이 아닐까!




2. 내 회사를 키우는 일을 하기 : 나의 경험, 일, 사람을 연결하기


내 회사는 아직 2년차지만 운 좋게도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조직, 마케팅, 국내 사업, 해외 사업 등의 일을 해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 매출 2억원인 곳부터 300억원인 곳까지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했는데, 특히 나는 D2C 비즈니스로 전환 또는 확장의 의지를 가졌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과 도전에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컨설팅만 하고 끝이 아니라 실행까지 하는 나의 협업 방식은 그 분들이 원하던 방식이었고 실제로 성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목표했던 성과에 도달하면 그 프로젝트는 끝나고 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함께 했던 분들의 연속된 소개로 프로젝트가 있었을 뿐, 앞으로는 알 수 없다. 내가 느끼기에 지금 경기는 정말로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비즈니스가 어려운 상황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에 투자를 하려는 의지를 가지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계속 소개에 의존하는 방식은 안되겠다고 생각했고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향성을 고민하게 되었다. 지속가능성이 있고 안정적인 수익 장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내년에는 다음과 같은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정부 바우처 사업의 수행기관 도전


창업한지 겨우 1년 8개월에 10개 남짓한 업체들과 프로젝트를 해봤기에 아직 이것이 일반화가 될 수는 없겠지만...나는 얼마를 쓰면 얼마를 벌 수 있다가 아니라, 어떻게 했을 때 목표 지표를 얼마나 달성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배움을 얻어 더 상위 레벨의 새로운 과제를 설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컨설팅을 받으시는 대표님들과 시너지가 특히 좋았다. 일을 하는 즐거움도 컸고 성과도 좋았다.


그래서 성장을 하고 싶은 열망이 강한 루키 기업들과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을 고민할 때, 회사를 차리기 전, 프리랜서 컨설턴트였던 나에게 법인 기업의 설립을 추천하고 여러모로 도움을 주었던 나의 고객이자 지금은 친구인 대표님이 정부 바우처 사업의 수행 기관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해왔다.

그는 정확히 '성장을 하고 싶은 열망이 강한 루키 기업'의 대표였고 D2C로 비즈니스 확장을 잘해내고 수출 기업으로서 매년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런 그는 정부 바우처 사업을 여러번 따내서 회사의 터닝 포인트를 만든 경험이 있었고 이 제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나에게 그 어떤 수행 기관과 만나도 찌니쌤(그는 내가 자신에게 마케팅과 브랜딩에 있어서는 인사이트를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우하고 싶다면서 늘 나를 선생님으로 대접해준다) 같은 사람을 만난적이 없다면서, 이쪽에 경쟁력을 분명 가지고 있으니 꼭 도전해 보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정부 바우처를 따내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내고 심사를 통해 선정될 정도의 기업체들이라면 내가 함께 일하고 싶어할만한 루키 기업들이 있을 확률이 높을 것 같았다. 우선은 정부 바우처 사업들이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 중에서 비교적 수시 모집을 하는 수출 바우처 사업에 먼저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특히 최근 1년간 수출과 관련된 사업 전개와 마케팅 등을 다양하게 경험해본지라 도전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건을 체크해보니 수행 기관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한 항목들도 있었지만, 이를 설득할만한 경험과 증명할 수 있는 성과들도 있었기에, 일단은 도전을 해보고 그 결과부터 보기로 했다. 안되봐야 왜 안되는지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해보고, 나 답게 해결책을 찾기로 마음 먹었다.


주얼리 브랜드 '드.지니' 런칭 및 운영 도전


내 회사가 선택 받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나의 확신과 타인의 확신을 만드는 것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실제로 D2C 프로젝트를 하나 해보기로 했다. 브랜드를 만들어서 나의 의뢰자 분들이 겪는 모든 상황을 경험해보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 나의 실패나 성공, 실험과 고민의 과정을 모두 남겨서, 나에게 컨설팅을 의뢰하고 싶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나에게 확신을 가지고 오실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을 했다. 서로의 시간이 낭비되는 일이 없게 말이다.


나는 의뢰하신 분이 원하시는 일을 해내는 것은 물론이고 생각하지 못했던 성과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례도 있다. 문제는 그것이 온전히 너만의 힘이냐는 질문에는 YES라고 답할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컨설팅을 해서 성과가 났다는 것도 맞겠지만, 그것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고 투자를 하고 그동안 키워온 의뢰자 분이 만들어두신 토대가 있었기에 날 수 있는 성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을 따지지 않는 분을 만난다고 한 들, 나와 처음 만난 사람이 나의 확신을 함께 확신해 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 나를 의심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비싼 시간과 비용을 써야하는 문제다. 따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신기한 것 아닐까?

이러한 의심을 상쇄하는 것은 결국 내가 그들의 pain point를 얼마나 해소시켜 줄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나 자신에게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나는 대표님들의 pain point에 진짜 공감을 말할 수 있는가?" 나는 이 질문에도 YES라고 답할 확신이 없었다.


나는 그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늠'을 할 뿐이다. 매출이 발생되지 않거나 정체되거나 했을 때 어떤 마음이 들고 고민이 생기는지 알지 못한다. 물론 내가 그것을 가늠하는 것에 그친다고 뭐라고 하는 분은 한 분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그것을 가늠하는게 아니라 이해하는 경험자가 된다면 상대는 나와 더 함께 일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분들의 상황에 놓여보기로 했다. 일본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아라포 세대(약 37~45세의 연령층을 지칭하는 일본어 표현)를 위한 주얼리 브랜드 '드.지니' 런칭 및 운영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내가 그 연령대에 있다는 점, 주얼리를 좋아한다는 점, 내가 착용한 제품에 대해 내 일본인 친구들이나 팝업 이벤트 등에 오신 손님이 물어보고 구매를 했다는 점, 내가 일본어를 꽤 잘 할 수 있다는 점, 일본인과 일본 시장 및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콘텐츠 커뮤니티 성장술사 서비스 런칭 및 및 운영


취업 컨설팅의 경험, 직장 생활의 경험, 리더십의 경험, 멘토링의 경험, 이직의 경험 등 다양한 내 경험을 콘텐츠화하려고 한다. 성장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서 한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리더십, 멘토링, 취업/이직에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온/오프라인 모임을 하는 성장술사 서비스를 만들어서 운영해볼 것이다. 이 때 만든 콘텐츠 중 Step Forward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것들은 해당 프로젝트의 커뮤니티를 통해서 무료로 제공하려고 한다.




3. 깊이있는 삶을 살기 : 나의 경험, 사람을 연결하기


최근 남편이 욕하지 않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근에 자기 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대화를 나누는데, 비속어가 없이 진행되지가 않는 대화를 보면서, 본인의 나이에 맞는 수준있는 언행을 갖춰야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 역시 깨달음을 얻었다. 언행도 그렇지만, 내 나이에 맞게 깊이있는 삶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Step Forward 프로젝트 시작하기


내가 작년에 10년 암 투병을 완료하고 암 생존자가 되면서 지난 10년을 회고하는 과정에서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암 투병의 과정도 힘들지만 그 이후에 사회로 복귀하는 것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암 환자의 재취업률이 30% 남짓하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사회적인 장치도 너무 미흡한 상황이었다. 여러 방법을 통해서 알아봤지만, 암 이후의 삶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너무 무관심 했다.


이것은 나 같이 사회 복귀를 잘 해낸, 활동적인 암 생존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취업/커리어 컨설팅 경험도 살려서 실질적인 도움도 주고, 사회적인 장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제안하고 협상하는 일을 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암 환자 및 가족 사회 복귀를 위한 Step Forward 프로젝트를 생각해냈다.


암 생존자 중, 그들의 가족들 중, 누군가 분명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을 찾아내서 같이 암 이후의 삶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좋은 길을 만들어 내는 일을 만들려고 한다. 이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이야기들은 별도의 브런치 매거진을 만들어서 따로 다루려고 한다.


문학적 표현력을 키우기


나는 글을 잘 쓰고 말도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표현력은 상당히 약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것이 아닌데, 팩트 중심으로 전달되는 표현들이 많아서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에게는 딱딱하게 전달되는 경우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야기가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사람들이 좀 더 공감하기 쉽도록, 이해하기 쉽도록 비유적인 표현과 유연한 문학적인 표현들을 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올해는 문학책, 철학책, 교훈담 등의 책을 많이 읽어보려고 한다.


비워내는 시간을 가지기


아무 생각 없이 메모를 하고 있었는데 문득 내 글씨를 보니, 내 나이와 내가 추구하는 품격과는 거리가 매우 먼 글씨체였다. 내용도 왜 적어둔지 모르겠고 글씨가 엉망진창이라 자기가 쓴 건데도 무슨 소린지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글자 한자를 쓰기 위해 정성을 다하던 중학교 1학년 시절의 서예 시간이 생각났다. 중학생일 때 글씨가 이보다는 나았다.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뱉는 말도, 적어내는 글도, 좀 더 정성스러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예를 배워보려고 한다. 조용히 입을 다물고 써내려가는 글자 한자에 집중하며 머릿 속을 말끔하게 비워내는 시간을 가지면서, 비워내는 삶을 배우려고 한다.




25년이 나만의 품격있는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는 시간들이 되길 바라며...25년의 찌니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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