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 김대봉 멘토님
아직 터닝 포인트 6개 중에 3개만 말씀하셨어요. 나머지 3가지도 말씀해 주셔야 해요! (웃음)
열심히 준비해 왔는데, 다 말해 달라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웃음)
사실 저에게 인터뷰 질문지 주신 문항 중 인생의 중요한 것, 터닝 포인트 여기가 제일 드릴 말씀이 많았고 다른 답변들은 오히려 컴팩트하게 해드릴 수 있을 거에요. 정말 딱 이 두 질문들이 저에게 많은 고민을 하게 한 질문들이었거든요.
다시 터닝 포인트 이야기로 돌아가서…네 번째 터닝 포인트는 저의 인생 첫 번째 멘토인 이기영 박사님을 만나게 된 일이었어요.
제가 세 번째 터닝 포인트 때 회사를 나와서 세계 한 3위 정도 되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에 입사를 했어요. 나름 세 번째 터닝 포인트에서 깨달음이 있었던 지라, 이 회사에서는 주식을 절대 안 하고 회사 일을 진짜 열심히 했고 겸손하게 자중하면서 그렇게 일 했어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상사의 예쁨도 받고 승진도 하고 결국 글로벌 기업의 한국 법인 임원의 자리에 올랐죠.
그러고 있던 중에 이기영 박사님이 저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이 분이 제가 삼성에서 상품 기획을 할 때 삼성의 미주 반도체 사업 부사장이셨어요. 이 분이 삼성을 나가셔서 회사를 차리셨는데 한국 법인의 대표를 찾고 있으셨나 봐요. 본인이 미국에 계시니까 한국에서 기술도 알고 제품도 알고 약간 마케팅도 알고, 1인 2역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알아보시다 보니 저를 알게 되셨고 스카웃 제의를 하셨어요. 우리회사는 스타트업이라 지금 회사처럼 규모가 크지 않지만 금전적인 부분의 보상도 최대한 하고 더불어서 멘토링까지 해주시겠다고 제안 하시더라구요. 이 멘토링이 진짜 제 인생의 가치관을 크게 바뀌게 해주었어요.
특히 제가 이 분 통해서 제 인생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답변 드렸던 ‘배려’에 대해서 배웠어요. 제가 이기영박사님께 배운 '배려'는 사전적 의미의 배려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누군가에게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단 한사람을 얘기해보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많은 분들이 배우자, 자녀, 부모님, 형제, 절친등 다양한 분들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제가 얻은 답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배려라는 키워드가 나오는데, 상대가 본인 스스로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내가 상대의 귀함을 알고 그렇게 대하는 것이 제가 멘토님께 배운 '배려'입니다.
멘토님께 배려를 배우고 나서 저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더 귀 기울여듣고 같이 고민해주고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태도를 갖게 되었어요. 기존 제 삶의 방식에서 엄청 큰 변화였죠. 아직 완벽하지 않기에 지금도 계속 노력중입니다.
다섯 번째 터닝 포인트는 두 번째 멘토인 Hamza Yilmaz라는 분과 함께 일하게 된 일이에요.
이 분은 터키(=튀르키예) 분이신데, 이 분 입장에서는 외국인인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시고 일을 알려주시면서 제가 초급 경영자에서 전문 경영자가 되도록 만들어 주신 분이에요. 저를 고급 전문 경영자로 키우셔서는 아시아 태평양을 총괄하는 그런 자리까지도 주셨구요.
제가 이 분과는 13년 넘게 일하면서 정말 많은 배움이 있었고 특히 ‘교토삼굴 (狡兎三窟, 똑똑한 토끼는 숨을 세 개의 굴을 파 놓듯 지혜롭게 준비하여 어려운 일을 면한다는 의미)’에 대한 깨달음을 주셨어요. 그래서 이 때부터 일을 정말 즐길 수 있도록, 돈에 끌려다니지 않는 나의 경제적 자유를 가지기 위한 노력들을 하게 되었구요.
마지막 여섯 번째 포인트는 제가 아예 창업을 한 것이에요.
기존에 내가 전문 경영자로나 아니면 코파운더로 참여했던 게 아니라, 내가 오너이고 내가 전적으로 이것을 이끌어가는 창업자로서 회사를 키워나가는 거였거든요. 이 과정에서 제가 성공의 아주 단맛도 보고 실패의 아주 쓴맛도 봤어요.
이 경험을 통해서 또 한 번 이, 파이낸스 쪽에서 일어나는, 투자를 하는 환경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알게 되었어요. 지금 제가 투자를 하는 일을 하잖아요. 이 때 투자가 스타트업 하는 사람들한테 독이 되는지도 알게 되고, 미국과 한국의 투자 환경의 차이점도 알게 되고, 계약서나 제도 이런 것도 꼼꼼하게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고, 여러모로 아주 좋은 것들을 배운 거예요.
그래서 저에게 이 경험은 값진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다, 그렇게 말씀 드리고 싶어요.
멘토님의 터닝 포인트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마치 멘토님의 지난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본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모든 터닝 포인트들에서 배움을 늘 얻으셨다는 것도 너무 멋지고, 특히 실패를 마주하셨을 때 그걸 배움과 기회로 승화는 시키고, 그걸 다시 넥스트 레벨로 끌고 가서 결국 성공을 이뤄내시는 부분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너무 맞닿아 있어서 개인적으로 특히 감동했습니다.
제가 어디서 봤는데, 굴곡이 있는 길이 편평한 길보다 더 빨리 가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멘토님의 굴곡이 선명한 인생이 멋집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감동인데요? 사실 제가 이런 얘기를, 약간은 구차하게? 하하하, 여튼 내 이야기를 이렇게 까지 하는 그런 계기는 별로 없거든요.
뭐 어차피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은 내 코흘리개 시절은 다 알고 있고 굳이 뭐 일일이 내가 지금 이렇게 나름 성공적으로 살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잖아요. 최근에 새로 만나는 사람들은 저의 현재 모습 만을 보고는 이 사람 왠지 뭔가 계속해서 성공만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도 있구요.
근데, 찌니님이 이렇게 인터뷰 해주는 덕분에 이런 저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감사합니다.
앞서 터닝 포인트에서 다양한 경험을 말씀 주셨는데, 거기서 실패와 좌절의 순간들도 있었잖아요. 그런 어렵고 힘든 일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일단은 그런 경험들을 저는 값진 실패로 인식했죠. 실패와 좌절의 순간이 제 인생에서는 늘 터닝 포인트가 되었는데, 그게 이익도 봤고 손해도 보고 했지만 결국 다행인 건 제 인생을 그래프로 그리면 우상향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있었던 일들을 조각조각 쪼개 보면 너무너무 속상한 일도 있긴 했겠지만, 결국 내가 그런 것들을 발판 삼아서 세상을 열심히 살았고 이 과정에서 참 배려라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죠.
나를 이해해주고 함께 갈, 코드가 맞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나중에 내가 베푼 배려의 결과가 나에게 돌아올지 안 올지는 모르지만 주면서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운도 따르고 사람도 따르면서 극복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교토삼굴을 위한 인생의 방향성을 세우고 나서는 교토삼굴 하기 위한 고민하고 도전하고 하는 것들이 약간 나의 정신을 환기 시켜주면서 어렵고 힘든 일들을 그렇게 크게 안 받아들이게 해준 부분도 있고 거기서 오는 즐거움들이 또 잘 넘어갈 수 있는 힘을 줬던 것 같아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