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 박혜경 멘토님
멘토님께 가장 임팩트가 있던 터닝 포인트를 꼽으라면 어떤 터닝 포인트 일까요?
우리 엄마의 죽음이요. 우리 엄마가 2012년에 돌아가셨는데, 정말 갑자기 돌아가셨거든. 그리고 그때가 또 내 인생에서 막 성장하는 시기였어요. 그때 갑자기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그때부터 모든 게 바뀌었어요.
나의 가치관도 바뀌었고 죽음에 대한 어떤 그런 것도 바뀌었고 신앙에 대한 나의 그 태도도 바뀌었고 그래요. 유독 형제들 중에서도 내가 엄마의 죽음을 굉장히 힘들어 했거든요.
그래서 우리 언니가 내 걱정을 많이 했어요. 뭐 부모님 돌아가셔도 1년 정도 지나면 괜찮아진다, 잘 이겨내라 뭐 이런 위로도 있었는데, 1년이 뭐야…이거는 그냥 평생 가는 거야.
돌아가신 직후보다는 물론 덜 생각하고 덜 울고 그러지만 켜켜이 쌓인 그 그리움은 어쩔 방도가 없어요. 그래도 언니랑 남동생이랑 이렇게 남은 가족들이 함께 하면서 이겨냈고 이겨내고 있죠.
이렇게 내가 반백년 정도 살았을 때 엄마가 돌아가셔도 나는 너무 슬프고 너무 힘든데, 20대, 30대 이럴 때 부모가 돌아가셨으면 얼마나 그 충격이 얼마나 클까 싶으면서 갑자기 그 사람들이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혼자 한국에 나와서 사니까 특히 힘들었던 것도 있는데, 그럴 때 책으로 이겨낸 것 같아요. 무슨 대단한 책 이런 게 아니라 야한 소설 읽었어. (웃음) 내가 너무나 괴롭다고 힘들다고 막 어렵고 힘든 책 이런 거 읽으면 더 괴로워지니까 아주 야한 소설을 읽었어요.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그 책이 뭐냐면 E. 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요. 내가 미국에서 장례식 후에 공항에서 이 책을 발견했거든요. 이게 내용이 어쩌고 이런 걸 떠나서 ‘아 이런 사람이 있구나, 이런 삶이 있구나’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결과적으로는 그게 그 주인공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돌파하는 방식이었고 결국 자신을 치유해주는 사랑을 만났고, 그런 운명을 이겨내는 관점에서 재밌더라구.
그래서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무거운 생각들을 내려둘 수 있었고 덕분에 재밌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죠.
굉장히 긍정적인 해결 방법으로 극복해내시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멘토님과 뵐 때면 책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데, 멘토님은 대체적으로 책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해결하시는 것 같아요.
자기계발도 주로 책으로 하셨나요?
뭐 자기계발서를 읽고 이런 건 안 했고 다양한 책을 보면서 다양한 관점도 기르고 지식도 채우고 그러긴 했죠. 뭔가 자기계발을 생각하고 책을 읽은 건 아니고 저는 그냥 내가 일하는 것들이 다 자기계발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자기계발서 이런 거 되게 많고 인기잖아요. 유명한 사람들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조언하는데, 인간의 본능이 잘난 사람처럼 살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 이런 게 잘 팔리긴 하는 것 같아요.
근데, 결국에는 내 인생은 내가 살아가는 거고 다른 사람 걸 따라 한다고 그래서 내 인생이 좋아지진 않아요. 다들 알 거에요.
맞아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자기 개발을 어떻게 하느냐는 관점을 던져주는 책들이 더 좋은 책이구나 하는 걸 느꼈는데, 그런 관점을 그럼 던져주는 책은 사실 드물어요.
응, 맞아맞아. 그래서 다양한 책들을 접해보는 게 좋아요. 다양한 책들을 읽으면서 이 작가는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구나,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관점을 가질 수 있지, 뭐 이런 것들을 좀 배우게 되는 게 있어요.
그래서 저는 자기계발서 같은 거 볼 시간에 에세이나 역사 서적을 읽으라고 추천 드리고 싶네요. (웃음)
저는 요즘 자기계발에 최적의 방법은 나의 멘토를 찾는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한테 멘토님도 저의 얕은 관점을 깊게 만들어 주신 분이기도 하구요. ‘사람의 차이’를 인식하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진짜 방법에 대해서 저는 멘토님께 처음으로 배웠거든요.
일단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기쁜데? 고마워요. 그리고 멘토가 있는 건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찌니님 말에 너무 공감해. 실제로 내 주변에도 목표가 잘 설정이 되고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사람 딱 거기에 맞는 사람을 찾아가서 조언도 듣고 그런 거를 잘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젊었을 때는 멘토 개념도 없고 내 주변에는 멘토라기 보다는 그냥 선배? 그런 관계 정도가 대부분이었고, 나 자체가 흐르는 대로 사는 사람이라 막 특별히 그런 관계를 찾고 그러진 않았어요. 근데 내가 있는 곳에서 항상 좋은 사람을 만났고 나한테 좋은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을 만났던 것 같아요. 물론 그러다 보니 넓게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들 덕분에 내가 계속 성장할 수 있었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나도 멘토링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그래서 멘토링 봉사 활동도 하는 거구요.
멘토님은 좌우명 같은 게 따로 있으세요?
네, 있어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자’ (웃음) 제가 20대에 공지영 작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책을 읽고 이 좌우명을 생각했거든요. 뭔가 사상 이런 거에 대한 공감이라기 보다는 그냥 저 문장 자체가 꽂혔어요. 나 혼자서 내 갈 길을 가야지 그런 생각을 했을 때라서요.
물론 그때의 감정과 지금의 감정은 또 다른데요. 20대에는 ‘그래 나 혼자 내가 잘났으면 됐어’라는 생각에서 이 좌우명을 마주했다면, 지금은 ‘내가 원하는 걸 하고 싶다면 이 사회에서 내가 갈 길을 만들어 가면 되는구나, 그리고 누구와 어우러져서 가는 거지 나 혼자서 잘났다고 나 혼자서만 가면 안되는 구나, 이 공동체 사회에서 이렇게 화합을 이루면서 내 갈 길을 가는 게 중요한 거구나’ 그걸 깨닫게 되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