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에서 환자를 위하여 개발한 수술도구
현대 사회에서 전기톱은 나무를 배는 임업현장이나 소방관들이 구조현장에서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입니다. 또한 공포 영화에서 살인마의 무기로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전기톱의 유래를 알아보면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톱의 원형은 사실 인간의 뼈를 절단하기 위하여 설계된 정교한 의료기구였기 때문입니다.
18세기 후반, 유럽의 의학계는 난산이라는 문제를 두고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영양 불균형과 구루병 등으로 인하여 골반이 기형적으로 좁은 산모들이 많았기 때문에 태아의 머리가 산모의 골반보다 클 경우, 자연 분만은 어려웠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경우 제왕절개를 통하여 산모와 아이를 모두 안전하게 구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마취제와 항생제도 개발이 되기 전이었습니다. 18세기에 복부를 절개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였습니다. 당시 제왕절개 수술 후 산모의 사망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보다 나은 선택지가 필요하였습니다.
당시 의사들은 선택해야 했습니다. 산모를 살리기 위하여 뱃속의 태아를 포기하거나, 산모의 출산 성공률을 높여야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행되던 수술법이 바로 '치골 결합 절개술'입니다.
이것은 골반의 앞쪽과 좌우 치골이 만나는 연골 부위를 인위적으로 절단하여 골반을 벌려주는 시술이었습니다. 골반이 벌어지면 산도가 확보되어 태아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도구였습니다. 당시 사용하던 작은 칼이나 일반적인 수술용 톱은 정교함과 부족하고 속도가 너무 느렸습니다. 마취가 없던 시절이기에 수술시간이 길어지면 산모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었으며 쇼크사를 유발하기도 하였습니다. 의사들은 좁은 산도 안에서 주변 신경이나 조직을 건드리지 않으며 필요한 뼈와 연골을 빠르게 절단할 수 있는 도구에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18세기 후반 스코틀랜드의 의사 존 에이트켄과 제임스 제프리는 이러한 의료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새로운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시계 체인의 구조에 영감을 받아 개발하였으며 현대의 전기톱처럼 엔진이 달린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얇은 사슬 마디마다 미세한 톱날이 달려있고 양쪽 끝에 손잡이가 달린 형태였습니다. 의사가 이 체인을 뼈 뒤쪽으로 감은 뒤, 양송으로 손잡이를 번갈아 당기거나 크랭크를 돌리면 사슬이 회전하면서 뼈를 썰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것이 인류 역사상 최조의 사슬톱이었습니다. 이 도구의 발명으로 의사들은 기존의 방식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치골을 절단할 수 있었으며 수술시간 또한 단축하여 산모의 고통을 덜어주고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하였습니다.
1830년, 독일의 의사 베르나르트 하이네는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습니다. 그는 손잡이를 당기는 방식이 아닌, 체인을 가이드 바에 걸고 손잡이를 돌려 체인을 회전시키는 방식의 오스테오톰(Osteotome)을 개발하였습니다.
오스테오톰은 현대의 전기톱의 체인 회전 방식과 매우 유사합니다. 해당 도구는 치골 결합 절개술뿐 아니라 뼈를 절단해야 하는 다양한 정형외과 수술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 이후 의학은 급격한 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마취제가 보급되었으며, 루이 파스퇴르와 조셉 리스터 등에 의하여 세균 감염의 원인이 밝혀지며 무균 수술법이 도입되었습니다. 위생적인 환경과 항생제의 등장으로 제왕절개 수술의 성공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자연스레 위험하고 후유증이 큰 치골 결합 절개술을 점차 시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더 좋은 의료용 톱이 개발되며 사슬톱 또한 점차 사용할 일이 줄어들게 됩니다.
병원에서 용도가 폐기된 사슬톱 기술은 의외의 장소인 벌목 현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벌목공들은 거대한 도끼와 사람이 양쪽에서 당기는 거대한 톱에 의존하여 나무를 베었습니다. 이는 큰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발명가들은 뼈를 효율적으로 자르던 원리를 나무를 자르는 기계에 접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작고 정교하던 사슬톱은 크기가 커졌으며, 사람의 손 대신 가솔린 엔진이나 전기 모터가 동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발전하였습니다.
1920년대에 안스레아스 스틸과 같은 엔지니어들이 휴대 가능한 형태의 엔진 톱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하면서, 전기톱은 현대 임업의 상징적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전기톱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발전된 모습입니다. 최초의 전기톱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의사들이 고안해 낸 정교한 수술도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