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갖고싶어 하던 바이브레이터

바이브레이터의 유래

by CIELO

저번에 작성한 글에서 설명하였듯이 전기톱은 본래 사람의 뼈를 자르기 위하여 고안된 의료기구였습니다. 오늘은 그와 비슷하게 의료용으로 개발되었으나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도구의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날 성인용품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바이브레이터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바이브레이터는 19세기 의사들의 필수품이자, 의사들의 손목을 보호하기 위하여 발명된 최첨단 의료기기였습니다. 심지어 주방에서 사용하는 믹서기보다도 먼저 가정에 보급된 가전제품이기도 하였습니다.


1. 여성들을 괴롭힌 유령 같은 질병 - 히스테리


진동기의 탄생의 대하여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여성들을 괴롭혀온 질병인 히스테리의 대하여 알아야 합니다.


고대 그리스어 'Hystera(자궁)'에서 유래한 이 병명은 기원전 4세기 히포크라테스 시절부터 존재하여 왔습니다. 당시 남성 중심의 의학계에서는 자궁이 살아있는 동물과 같아서 아이를 낳지 않거나 성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면 몸속을 돌아다니며 병을 일으키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러한 황당한 믿음은 19세기까지도 이어졌습니다. 당시 의사들은 여성들이 일으키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들 예를 들면 불안, 불면증, 짜증, 신경질, 성적 욕구불만, 식욕 부진 등 모든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히스테리라 진단하였습니다.


2. 히스테리 치료법 - 골반 마사지


당시 의학교과서에 명시된 히스테리의 치료법은 약물이 아닌 물리적 치료였습니다. 의사가 직접 손을 사용하여 환자의 성기를 자극해 히스테리성 발작을 유도하는 것이 그 당시 사용되던 치료법이었습니다.

당시 의사들은 오르가슴이라 부르는 이 생리적 현상을 성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으며 이러한 현상을 막힌 코를 뚫는다던가, 상처의 고름을 짜내는 것과 같은 임상적 배출 행위로 인식하고 치료를 진행하였습니다. 오르가슴을 통해 환자가 경련을 일으키며 안정을 되찾는 과정을 보며 의사들은 신경계에 쌓인 독소가 배출되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 치료법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였습니다. 바로 의사에게 부담되는 엄청난 육체적 고통이었습니다. 환자가 오르가슴에 도달하기까지는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이 걸리는데 밀려드는 환자들을 상대로 온종일 손가락과 손목을 이용하여 마사지를 하였던 의사들은 만성적인 손목 통증과 관절염 그리고 근육 경련에 시달렸습니다.

이렇듯 당시 손목의 통증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는 의사들이 많았습니다.


3. 그랜빌의 해머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의 의사인 조셉 모티머 그랜빌이 남성 환자의 근육통 완화를 위하여 전기 기계식 진동기를 개발하였습니다. 이는 그랜빌의 해머로 불리며 많은 의사들에게 팔렸습니다.


진동기를 이용하여 히스테리를 치료하는 사진


그랜빌의 발명품은 즉시 히스테리 치료 현장에 투입되었으며,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의사들은 이 기구를 이용하여 30분에서 1시간가량 진행하던 마사지를 5분에서 10분 정도로 단축시켰습니다. 이는 의사들의 손목건강뿐 아니라 병원에 수익 증대로도 이어졌습니다.

환자들 또한 반응이 좋았습니다. 의사가 손으로 해주는 것보다 효과가 좋고 덜 민망하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시 바이브레이터는 의사의 권위와 품위를 지켜주는 최고의 의료기기기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당시 청진기와 현미경 다음으로 의사들이 갖고 싶어 하던 고가의 장비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기를 만든 조셉 모티머 그랜빌은 해당 기계의 여성의 히스테리 치료용으로는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구체적으로 주장하였습니다. 1883년 그의 저서 '기능 장애 및 유기 질환 치료의 수단으로써의 신경 진동 및 흥분'에서 그는 히스테리성 변덕에 속아 다른 사람들을 오도하는데 일조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타진을 통한 여성 치료를 피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주장하였습니다.


4. 가정에서의 사용


피부 미용 마사지기로 광고

20세기에 들어서며 전기가 일반 가정에 보급되자, 바이브레이터는 병원 밖에서도 사용되었습니다.

가전 업체들은 진동기를 가정용 건강 미용기기로써 판매하였습니다. 이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일한 개인용 마사지기는 널리 광고되었으며, 한 미국 카탈로그에서는 이 제품을 "젊음의 모든 즐거움이 당신 안에서 고동치게 해 줄" "즐거운 동반자"라고 소개하였습니다.

해당 기기들은 두통과 복부 팽만감, 탈모와 통풍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질환을 치료해 줄 것처럼 약속하였으며, 특히 긴장 완화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재봉틀, 선풍기, 찻주전자, 토스터에 이어 일반 가정용 전기제춤으로는 다섯 번째로 보급된 전기제품이었습니다.


5. 성인용 기구로의 사용


변화는 1920년대에 찾아왔습니다. 퇴폐적인 포르노그래피에서 바이브레이터가 소품으로 등장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영화에서는 해당 기구를 성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으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의료용 도구가 아닌 성적인 쾌락을 위한 도구로서의 이미지가 조금씩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의료용으로서 점차 사용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던 중 1952년, 미국 정신의학회는 히스테리를 공식적인 질병에서 삭제하였으며, 골반 마사지라는 의료 행위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1953년 미국의 성과학자 알프레드 킨제이도 인간의 성행위에 대한 두 권의 베스트셀러 책을 출간하며 오르가슴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동기를 성적인 도구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후 점차 성적인 목적으로 진동기가 출시되며 광고되기 시작하였으며 오늘날의 바이브레이터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