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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DAY Feb 17. 2019

빅 퀘스천

인생, 비극, 상처, 용서, 카타르시스

1. 인생의 정의는 다양하다. 혹자는 인생이 끝없는 질문, 의심, 걱정들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모르기에 항상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한다. 하지만 그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고, 그 결과 우리는 스스로를 의심하곤 한다. 의심은 걱정을 낳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한 일, 해야 할 일,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걱정이 가득하다. 그 결과 인생은 흔히 비극이 되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비극은 언제나 카타르시스를 동반하며, 그렇기에 우리의 인생은 불행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빅 퀘스천>은 인생의 카타르시스를 맞이할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2. <빅 퀘스천>이 던지는 질문은 인생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다. 행복은 언제 오는지, 우리의 영혼은 어디에 존재하는지, 인생을 비극으로 만드는 것은 누구인지 등등. 이것들은 모두가 답을 갈망하지만 하나같이 답하기 어렵고,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답을 알 수도 없는 질문들이다(답을 안다면 당신은 후대에 영원히 회자될 철학자거나, 신의 현현이거나, 사이비 교주일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는데, 바로 개인의 '선택'과 그 '결과'에 관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는 인생을 비극으로 만드는 것이 다름 아닌 우리의 태도라고 말한다. 같은 사건이더라도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를 만드느냐에 따라 희극이 될 수도, 비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리 놀랍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소설에서도 언제나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빅 픽처>는 변호사와 사진가 중에 변호사를 선택한 주인공이 그 결과를 되돌리려는 소설이며, <모멘트>는 잘못된 선택으로 사랑한 이를 떠나보낸 뒤 평생을 후회하는 남자가 어떻게 용서를 구하는지에 대한 책이다. 자신의 책들 속 주인공처럼, 그리고 자기 자신처럼 더글라스는 우리가 자신의 인생에 직접 덫을 놓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인생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선택을 직접 하고 있는 것이다. 


3.  이러한 선택에 책임을 지고, 비극을 카타르시스로 승화시키는 힘을 케네디는 '용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용서는 타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그가 말하는 용서다. 우리는 스스로 내린 선택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다. 상처는 지워질 수도 없고, 없어졌다 생각해도 그 자리에는 흉터가 남는다. 따라서 상처를 완전히 잊고 살아간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다만 특정 사건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시점을 바꾸고, 상처를 준 사람이나 상처 자체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결정할 수는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진실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서로 다르게 말하는 정치인들을 보라!).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한 단계 성장하고, 내면의 부정적인 기억, 상처, 감정들을 딛고 일어서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용서다. 비극을 본 뒤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며 감정이 깨끗해지듯이 인생의 상처는 용서의 과정을 통해서 나을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지워지지는 않겠지만. 


4. 저자는 이러한 선택, 결과, 용서에 대해 자신의 이혼, 스승의 죽음, 부모와의 불화, 장애가 있는 아들의 이야기 등 진솔한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며 이야기한다. 그가 읽은 수많은 문학 작품들을 인용하는 것은 덤이다. 그 결과 <빅 퀘스천>은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처럼 느껴진다. 아직 그리 긴 인생을 살지 못해서 그의 수많은 경험들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이 애석하지만, 그의 주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를 주는 것이 행복한 삶의 비결임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리고 이 글을 쓰는 현재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절실히 체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머피의 법칙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자신이 인생의 궤도에서 이탈했다고 느낀다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자. '인생의 덫은 누가 놓는가?' '덫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그리고 이 질문들을 가지고 충분히 고민을 해본 뒤 <빅 퀘스천>을 들고 한 페이지씩 넘겨보자. 저자가 진심으로 전하는, 그리고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조언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조언을 받아들여 답을 찾아내는 것은 순전히 스스로의 몫이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에너지다. 자신이 원하는 현실에 진동을 맞추면 그 현실을 얻게 된다." 

by 알버트 아인슈타인 - <빅 퀘스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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