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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셜 Dec 20. 2023

영어 공포증 있는 대표의 글로벌 앱 외주 사업 기록



목차

왜 하필 방글라데시에서 시작했을까?

영어 공포증 있는 대표의 첫 글로벌 채용



1. 영어 공포증


나는 경기도 안산에서 20년 넘게 살았다. 전형적인 한국식 교육을 받아왔고, 특히나 전형적인 한국식 영어교육을 받아왔다. 글을 읽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데 외국인이 속사포로 떠들어 대면, 땀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단 이해 여부와 상관없이 미소를 짓는다.


방글라데시 앱 외주 사업을 진행하기에 많은 장애물들이 존재했지만, 가장 큰 병목은 아무래도 나의 영어회화 능력이었다. 기본적인 회화도 못하는 내가, 영어로 사람을 채용하고, 클라이언트와 대화하고, 소프트웨어 설계를 진행하며, 팀원과 1대1 상담을 한다? 갈길이 정말 멀어 보였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기로 했고, 학교 동기 형의 추천을 받아 영어 수업을 끊었다.


엔구 영어회화 플랫폼


Rinvee 선생님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 팀은 없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북미권 선생님을 찾아다녔지만, 나는 일부러 방글라데시 선생님을 택했다. 그들의 억양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다. 그렇게 Hello, I'm fine thank you and you? 단계를 천천히 벗어나기 시작했고, 느리지만 천천히 영어 실력을 늘렸다.



아침에는 유튜브로 Futur의 영상을 보았다. Futur은 미국에서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대표가 하는 유튜브인데, 에이전시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다양한 스킬들을 가르쳐 준다. 영어는 덤이다.


한 6개월 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니, 완벽한 영어에 너무 목맬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는 결국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불과하고  더 중요한건 메세지라는 점이다. 내가 메세지만 잘 준비했다면, 나의 몹쓸 발음과 억양은 팀을 운영하는데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2. 긴장되는 첫 채용


채용에 대해서는 정말 할 이야기가 정말 많다. 지금의 팀이 있기 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지만 그래도 제일 중요했던 점을 복기해보면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채용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TMI로 나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보자면, 나는 회사를 다녀본적도 없고 조직생활을 경험해 본적도 없다. 따라서 일반적인 회사의 채용절차가 어떻게 되는 지 경험해본적도 없다. CV, 오퍼레터, 수습 기간, 고용계약, 해외 직원한테 월급 주는 법, 해외 노동 법 따르는 법, 해외의 보너스 제도, 세금 처리 등등등 수없이 많은 것들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회사를 창업하면서 해야할 일은 요약하자면 한 가지 인 것 같다. 모르는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결할 까? 나는 지년 10년간 조직생활을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모르는 문제들은 많이 만나봤다. 99%는 1) 나보다 뛰어난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2) 책을 읽으면 해결이 된다. 위의 문제들도 질문, 독서, 유튜브를 통해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포텐셜 위키


먼저 회사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여러 자료들을 준비했다. 다른 회사들을 보니 이런 회사 위키나 온보딩 과정들을 세팅해 두는 경우가 많았다. 입사한 팀원이 혼란을 겪으면 안될테니 말이다. 다른 회사분들이 보면 정말 허접하겠지만, 구색은 갖춰야 하니 엉기설기 일단 준비는 했다. 그리고 채용 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받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헬파티가 시작된다.


채용 후보자 리스트


채용 과정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공유하는 걸로) 채용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보니, 누가 훌륭한 사람인 지 전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난 지금와서 살펴보니 나의 판단이 기가 막히게 틀린경우도 많았다. 많은 채용 실패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 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좋은 해외 팀원을 채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다. (이건 나중에 자세히 푸는걸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아무래도 인터뷰였다. interviewer가 interviewee보다 더 긴장해 있는 몇 안되는 인터뷰 였을 것이다. ChatGPT로 인터뷰 스크립트를 짜달라고 하고, 여기에 우리의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스크립트를 준비했다. 그리고 보고하면 티가 날 테니 달달달 외웠다. 한국식 영어교육이 그래도 여기서는 효과를 좀 봤다. 


그렇게 한 명씩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말 죄송스럽게도 처음 세번째 인터뷰 까지는 내가 정말 엉망진창이라 인터뷰를 잘 리드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다보니 자신감이 붙었고 이제는 농담도 잘 던지고 interviewee의 긴장을 많이 풀어주려고 하는 여유까지 생겼다.


인터뷰를 자주 하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효과도 있었다. 인터뷰를 하다보니 영어 회화실력이 자연스레로 늘었고 굳이 돈을 내고 위의 엔구 플랫폼에서 영어회화를 배울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영어회화 수업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3. 나의 소중한 팀원, Forhad


이 모든 것이 오직 나만의 노력으로 가능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내가 이 여정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건 나의 첫 팀원이자, 소중한 친구 Forhad가 없었으면 불가능 했다.


아직도 Forhad와의 첫 만남이 생생하다. 내가 아직 영어 인터뷰를 잘 못하던 초창기에 인터뷰를 했는데 몇 마디 나눠보는 것만으로도 이 친구는 뭔가 다르다 라는 느낌이 왔다. 미국 클라이언트를 많이 상대해본 경험 덕이었던지 매사에 여유가 있고 위트가 있었다. 특히나 마음이 들었던 부분은 협상 능력이었는데, Forhad는 방글라데시 디자이너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할 연봉을 제시했다. 그걸 보면서 이 친구는 세일즈를 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라는 확신이 들어 높은 연봉을 제시했고, 이 판단이 옳았다. 이 친구가 없었으면 어떻게 팀을 운영했을 지 상상이 잘 안된다.  Forhad는 책임감이 강하고, 정직하며, 프로답게 일하는 방법을 아는 친구다.


우리팀에 있는 동안 결혼도 했다. Forhad와 그의 가족이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나는 최선을 다해 이 회사를 키워야만 한다.


4. 월급,복지 보다 더 중요한 것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읽으실 거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으로 방글라데시에 진출한거니.) 어떻게 하면 적은 비용으로 개발팀을 운영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을까? 결국 비즈니스는 현실이니 철저하게 비용/수익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팀원들을 비용을 아끼려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그 시점부터 팀원들도 나를 단순히 월급을 주는 기계로 인식한다. 이 부분을 나는 처음에는 너무 간과했고, 지금은 이 부분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사람은 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되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는 걸로



PS. 어제 Fiverr에 계정을 팠다. 이제는 한국 업체가 아닌 인도/파키스탄 개발사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하다보면 방법이 생길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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