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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진철 Jul 21. 2018

서사적 동물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봉급을 받더라도 내가 선택한 일을 하는 사람과, 남이 선택한 일을 하는 사람의 만족도는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야기에 반응한다. ‘내가 선택한 일’이라는 서사 구조가 만족도의 차이를 발생시킨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걸 명분이라고도 하고, 목표라고도 하고. 아무튼 인간이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 서사란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정선희의 강연 클립을 보았다. 그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세 줄 일기 쓰기를 추천했는데, 첫 줄엔 그날 가장 힘들었던 일을, 둘째 줄에는 가장 좋았던 일을, 마지막 줄에는 내일 할 일을 한 가지씩만 적는 것이다. 오늘 있던 힘든 일에 순위를 매기는 단순한 과정을 통해서도 머릿속엔 서사가 생기면서 마음이 정리되는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사소한 일(설거지 하기 등)이라도 내일 할 일을 적어놓으면, 실제로 다음 날 이를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도가 온다는 거다. 어제 심어놓은 서사를 완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일기의 좋은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내가 무엇에 반응하는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강연을 본 이후로 꾸준히 써보려고 시도하는 중이다. 일기 속에서도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란 쉽지 않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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