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의 삶은 남아있는 수명과 관계없이 이미 완수(completed)된다.
그들이 이곳에서 하고자 하는 바를 이미 마쳤으므로”
예전 어느 강의에서 들었던 말인데, 관계도 비슷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 수년째 만나도 매번 성이 헷갈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단 삼 일을 만났는데도 생각부터 습관까지 영영 바꿔버린 사람도 있으니까. 함께 보낸 시간의 양이란 생각만큼 의미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들을 평생 다시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변함없이 제자리에서 반짝이겠지만, 우연히 다시 만난다고 해도 별다른 의미가 더해지지는 못할 거다. 인연은 이미 오래전에 완수되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