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일류로 나아가는 전략
권오현 회장의 글은 명확하다. 중언부언하지 않는다. 뚝심이 글에서 느껴진다. 근래에 문학가들의 글만 보다가, 공학자 출신 리더 권오현 회장의 글을 보니 느낌이 남다르다. 문필가의 글은 사변적이고 서정적이지만, 권오현 회장의 글은 실용적이며 실증적이다. 리더란 위치에서 오랫동안 수많은 선택을 해가며 길러진 사고, 생각의 소산이 글에서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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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더, 조직, 전략, 인재라는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경영 현장에서 느꼈던 바와 실천했던 바를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심득을 푼다. 일독을 한 후, 솔직히 드는 느낌은 ‘요란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란 생각이었다. 초일류 기업의 경영자라면 범인을 압도하는 통찰과 혜안이 가득할거라 예상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목차부터 다시 훑어 내려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누구나 다 알지만 일관되게 지키지는 못하는 그 기본. 타인의 통념을 뒤바꾸는 기발한 발상도 기초가 튼튼해야 실행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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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리더쉽도 그렇다. 한 순간에 얻어진, 또는 생득적으로 갖고 있는 리더쉽이 아니다. 경험과 고뇌라는 씨줄과 날줄로 짜인 강고한 리더쉽이다. 뿌리가 깊다. 그래서 세찬 풍파도 수 없이 견뎌내고 지금의 자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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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쉽이란, 한 가지 자질만이 아닌 총체적인 능력을 일컫는다. 미래를 보는 혜안, 사람을 이끄는 능력, 부리는 능력, 보편적이면서도 논리적인 사고 능력,, 이렇게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많지만 모두를 갖을 순 없다. 이 책을 미루어 보았을 때 그의 강점은 사람을 보는 안목이다. 사람은 다면적이고 다층적이기에, 지필 시험이나 면접만으로 판단 불가능하다. 권오현 회장은 사람 채용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자신의 기준 몇 가지를 이야기한다. 그 기준은 호기심, 적극성, 그리고 열정. 새로운 일이 주어졌을 때 자기 분야가 아니라고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한번 해보겠다며 손을 걷어 부치고 나서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든 성과를 내며 생존한다. 권오현 회장은 그런 주체적인 인재를 선호한다. 맞는 말이다. 시대도, 문물도 급변하는 이 시대에 변화를 꽤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시대에 역행한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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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야기 중에 당연한 말임에도, 조금은 으스스했던 부분이 있다. 필요 없는, 아니 성과를 못내는 인력에 대한 정리이다. 이 부분에서는 굉장히 단호한 느낌이 들었다. 뒷말 안 나오도록 큰 보상을 해줌으로 그들을 자리에서 내려오게끔 한다는 것이었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야기지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적자생존의 논리이다. 능력이 없으면 도태된다는 말을 에둘러 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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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리더가 아니지만,,, 리더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이야기 하기 어렵다.ㅎ 새로운 게 없기 때문이다. 대신 기본을 생각한다면 한 번 정도 가볍게 읽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