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자아성찰
우리는 쉼 없이 읽는다. 카톡을 읽고, 메일을 읽고, 간판을 읽고, 인터넷 뉴스 기사를 읽는다. 읽는데 비해 쓰는 횟수는 현저히 적다. 글을 쓰는 작가와 서류 작업이 주인 사무직 종사자가 아니고서 장문의 글을 쓸 기회가 없다. 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생각을 표현하려고 펜을 들면 첫 문장부터 막힌다. 안간힘을 쓰다 어렵게 운을 땐 문장이라 할지라도 열심히 쓰다 뒤돌아보면 글도 어색하고 논리도 엉성하다. 모두 뒤엎고 싶을 것이다.
지적으로 보이고 싶어 사용한 미사여구와 인용구는 한식 상 가운데 놓인 파스타처럼 궁합이 맞지 않는다. 그뿐인가. 문장을 수식하는 온갖 부사들은 글의 거품이요, 지방이라는 궤도에 오른 작가들의 말에 따라 부사들을 쳐내면 글은 앙상하게 야윈다. 명사와 동사만으로 문장을 견인하라는 조언은 머나먼 이야기다. 이렇게 글쓰기에 좌절하고 재능의 영역으로 여기면 작가라는 직업은 오로지 선택된 사람들만의 영역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평범한 생활인이라도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쓰면 머리 안에 생각이 정리된다. 불현듯 떠오르거나 일상생활에서 떠올렸던 생각의 파편들을 종이에 적으면 복잡하게 느껴지던 머리 안이 한결 정리된다. 더불어, 감정 순화와 자아를 마주 보는데도 글쓰기만큼 탁월한 것이 없다. 삶의 고난과 불행한 감정을 종이 위에 배출하듯 적으면 다른 누구의 위로 없이도 스스로 위로 받음을 느낀다. .
글쓰기는 돈도 안 들고 효과도 좋지만, 한 가지 필요한 것이 있다. 고도의 집중을 요한다. 글을 쓸 때는 멀티 플레이가 불가능하고, 글쓰기 과정 자체에 몰입되어야 효과가 알차다. 몰입이 되면 머리 안 산만함이 정리되고, 가슴 깊은 곳 묵은 것들이 글로써 나온다. 나 역시 글쓰기를 하며 정신없는 생활을 한번씩 정리하곤 한다. .
머리 안에 부유하는 생각을 잡아 글로 이렇게 늘려 쓰는 시간은 나에게는 힐링의 시간이다. 꼭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읽어보면 내 삶의 연대기가 기록된 느낌이다.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쓸 예정이고, 글쓰기에 대한 목표가 있다면 ‘평범한 단어로 비범한 문장을 짓고, 유명인의 말을 빌리지 않고도 내 생각 내 말로 전달력 있는 글을 짓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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