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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수 May 26. 2019

사회적 태만 - 링겔만 효과

인원이 늘어날수록 책임감은 분산된다

백지장을 맞들면 정말 나은 것일까?


여럿이 함께 하는 일에서 무임승차(free rider)하려는 누군가가 있을 때, 또는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을 때 한 번쯤 하게 되는 생각이다. 우리는 함께 할 때 시너지를 기대하지만, 늘 그런 결과를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역량은 충분한데, 기대보다 못한 결과가 나온다면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나 하나쯤이야 - 인원이 늘어날수록 줄어드는 책임감

프랑스의 농공학 교수인 막스밀리앙 링겔만(Maximilien Ringelmann)은 1913년에 박수치기, 줄다리기 등 집단 구성원의 개인별 노력의 합이 총 집단 생산성이 되는 가산 과제(additive task)를 수행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과제를 수행할 때 구성원 개개인은 혼자 일할 때보다 노력을 덜 들여 집단의 수행 및 생산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개인 또는 집단에게 줄을 잡아당기게 했는데 1명의 힘을 100%로 했을 경우, 2명의 경우 93%, 3명에선 85%, 4명에서는 77%, 8명에서는 49% 수준으로 1인당 힘의 양이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개인의 공헌도는 더 떨어지는 현상을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라고 한다.


링겔만은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합하는 과정에서 결함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그 이유를 조정 손실(coordination loss)과 동기 손실(motivation loss)로 제시하였다. 

조정 손실: 구성원의 자원을 합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한 소실

동기 손실: 구성원이 각자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지 않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아 발생하는 손실


이 중 동기 손실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상황에서 책임감이 분산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라고도 한다. 이 사회적 태만은 링겔만의 실험처럼 줄다리기를 할 때뿐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거나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인지적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는 언제 집단 뒤에 숨고 싶은가?

사회적 태만은 '책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집단 속에서 과제 수행에 참여한 개개인의 기여도를 평가할 수 없거나 책임이 불분명할 때 우리는 충분한 동기를 갖기 어려워진다. 또한 집단의 개인들이 과제가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지각하였을 경우에도 나타나기 쉽다. 뿐만 아니라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이 충분한 노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혼자 열심히 일하여 손해 보는 겻을 예방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정도로만 기여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집단 전체적으로 수행 수준과 노력이 감소되는 이런 경향을 '봉/얼간이 효과(sucker effect)'라고도 한다. 



사회적 태만과 마주한 리더와 퍼실리테이터를 위한 IDEAs!


# 소규모로 인원을 구성하라

미국의 온라인 쇼핑기업 아마존은 ‘피자 2판의 규칙(two-pizza team rule)’으로 이 소규모 인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라지 사이즈 피자 2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6~10명 정도의 인원이 최적의 팀 크기라는 것이다.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저스(Jeff Bezos)는 “프로젝트 팀이 한 끼 식사에 피자 2판 이상이 필요하다면 너무 큰 팀”이라며 조직이 크면 관료화되고 혁신이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정도 작은 인원이어야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며, 개개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 집단 응집력을 높여라

구성원들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보다 친밀한 관계의 사람들과 있을 때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과 강하게 동일시하거나 응집력이 높은 경우, 집단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이는 집단의 성공과 성과가 개인에게도 중요한 가치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집단의 친밀감과 응집력을 강화하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 개인에게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라

많은 회의 현장에서 구성원들은 회의 결과로 인하여 개인의 업무가 늘어날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 이는 소극적 태도와 사회적 태만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집단의 과제가 구성원 개인과는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사회적 태만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 목표의 명확화

모호한 목표는 모호한 결과를 가져온다. 막연히 "많은 아이디어를 내라."라고 하거나 "최선을 다하자."라고 말하는 것보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 후보군 50개"라거나 "고객 불만 10% 감소" 등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사회적 태만을 줄이는 하나의 방안이다. 회의 장면에서는 '목적'과 '결과물'의 명확한 제시와 가시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 구성원의 역할 및 기여의 가시화와 보상

사회적 태만은 다른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가속화가 일어난다. 다른 구성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인지하게 되면 봉/얼간이 효과는 줄어들게 된다. 또한 개인의 역할을 명확화하고 중요성을 강조하면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도 사회적 태만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노력한 만큼 보상을 제공하여 동기를 강화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참고자료]

김인수 (2012.8.27). <줄다리기의 경영학: 8명이 4명보다 못한 까닭>, 매일경제.

강준만 (2014). <감정독재> 인물과사상사. 

데이비드 맥레이니 (2012). 박인균 역 <착각의 심리학> 추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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