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소셜마케팅 컨설팅을 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문의가 들어오는 것이 인스타그램 마케팅입니다. 인스타그램이 그만큼 뜨고 있는 채널이기도 하지만, 또한 잘 모르는 미지의 채널이기도 하죠. 인스타그램은 20대 여성이 많이 사용하고, 해시태그를 통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팔로우를 하는 채널입니다. 사진에 감성적인 필터를 입혀 정사각형의 이미지로 나만의 전시공간을 만들 수 있는 인스타그램은 블로그나 페이스북의 광고에 지친 젊은 층들에게 새로운 청정구역으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합니다. 팔로워가 많은 사람은 영향력을 얻게 되고, 인스타그램에서의 인플루언서는 세련된 느낌까지 갖게 합니다. 그래서 기업 또한 어떻게 하면 팔로워를 늘릴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기업 계정이건 개인 계정이건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기에 급급한 것이 요즘입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흙탕물이 따로 없다 생각이 들 정도로 광고로 가득 차 있는데요, 어쩌다 인스타그램은 청정구역에서 흙탕물로 변했을까요? 인스타그램 마케팅의 흐름을 보며 씁쓸한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의 본질은 허영이라는 파스칼의 말처럼 인스타그램에는 허영이 넘쳐납니다. SNS에서의 개인의 과시, 인정받고 싶은 심리는 허영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며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는 사진으로 자신을 인증하고 과시하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숫자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늘리는 것이 곧 인플루언서로 인정받는 것이고, 어디 가서 "나 10K야" 하는 것이 마치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는 것처럼 되다 보니 결국 그 허영을 채워줄 프로그램이 등장하게 됩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늘려주는 프로그램은 그 수요에 따라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는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지면서 프로그램의 가격은 급락하고 있습니다. 몇만 원이면 프로그램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려주는 프로그램은 얼마 전까지 기간제로 1달간의 이용권을 판매하던 모습과 달라진 풍경입니다. "좋아요" 늘리기, 선팔, 언팔 자동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고, 그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기에 누구나 쉽게 그 마수에 걸려들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스타그래머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요, 한때 10K(1만 명) 정도의 팔로워가 있는 인스타그래머의 경우 사진 한 장을 올려주는 대가로 10~30만 원 정도의 고료를 받았다면, 지금은 3,000원~5,000원으로 그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10K 건 100K 건 프로그램만 있다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보니 기존에 있던 인스타그래머의 가치 또한 판단하기 어려워진 것이죠.
어제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스타트업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매일 사진을 올리고, 소통하려 노력하기를 1년간 매일 했음에도 팔로워는 2,000여 명. 어떻게 하면 팔로워를 늘릴 수 있냐는 질문에 지금 하시던 대로 꾸준히 하시는 것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이야기 드렸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으로 여러 계정의 팔로워를 쉽게 늘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거북이를 비웃으며 앞질러가는 토끼의 마음처럼 가소로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은 물론 기업도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할 때 팔로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팔로워 늘리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그것이 과연 원하는 목표인 매출이나 회원가입 등으로 연결될까요? 혹여나 브랜딩으로 이어지기는 할까요? 인스타그램은 아웃링크가 되지 않는 서비스이기에 측정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팔로워 늘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특히나 투자를 받아야 하거나, 정부 지원 사업을 받아야 하거나, 대행사가 클라이언트에게 보고를 해야 할 때 숫자만 채우기 위해 팔로워 늘리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도 싶기도 하고요.
앞으로 인스타그램이 어떤 알고리즘으로 퀄러티를 올려놓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어떤 서비스이든 어뷰징 하는 행태가 만연하면 퀄러티가 떨어지게 되고, 그것은 사용자를 떠나가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에 새로운 알고리즘을 통해 퀄러티를 올려놓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요즘 기업 인스타그램 마케팅의 행태를 보면 그저 팔로워를 늘리는 것 외에는 잘 시도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프로그램과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 인스타그래머 때문이겠죠. 3만 원이면 10K 이상의 인스타그래머 10명에게 마케팅을 할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인스타그램 마케팅에는 팔로워 늘리는 것 외에도 다양한 마케팅 방법이 존재합니다. 인스타그램의 계정을 활용하여 계정끼리 연계된 마케팅을 펼친다거나 특정한 해시태그를 만들어 캠페인을 만들어 나간다거나 하는 창의성을 요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고 수치로 보이는 것이 없다 보니 점차 그런 방법들을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사진을 여러 장을 올릴 수 있는 기능이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이용한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도 크리에이티브 한 마케팅이 나올 만도 한데 말이죠.
결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은 길에 답이 있고, 진정성에 소비자는 반응한다고 생각합니다. 숫자만 가득한 쭉정이가 난무할수록 내용이 가득한 알곡들이 두드러질 테니 말이죠. 인스타그램은 생존을 위해 알고리즘을 바꿀 것이고, 그때야 인스타그램 마케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지금도 그런 운영을 통해 인스타그램 채널 하나만으로 매출을 이루어내는 예들도 주변에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그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정확한 메시지를 던지고, 고객이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 감동한다면 소셜마케팅은 성공적이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전 글 보기: 스타트업의 소셜마케팅 활용법 3가지 [다솔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