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마음으로부터 생각한다
어릴 적 듣던 이야기에는 거짓말을 하면 벌 받는다는 메세지가 많았다. 지금 나의 아이들에게도 거짓말이 가장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참 기가막히게도 거짓말은 잘 배우는 것 같다. 어느 날은 카톡으로 아내와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아들 녀석이었다. 얼마나 능청스럽던지...
하지만 거짓말은 결국 들키고 만다. 그리고 거짓말임을 알았을 때는 큰 배신감과 실망감이 몰려오기 마련이다. 불혹의 세월을 보내다보니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어릴 적 동화 속에서 배웠던 그 교훈이 정말 맞았더라는 것이 더 진하게 세겨지고 있다.
마케팅에서도 이 교훈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메세지가 빠르게 전해지는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의 마케팅은 더 잘 적용이 된다. 현재 대행을 하고 있는 브랜드만 5개가 된다. 모든 브랜드가 마찬가지지만 한 브랜드는 특히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키워드를 잡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개의 글이 순위를 다투고, 온라인 속에서 보이지 않는 혈투(?)가 벌어진다. 독점적 위치에 있는 브랜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콘텐츠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어차피 쓰는 족족 다 고객들에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열할수록 경쟁사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고 모니터링을 실시간으로 할 수 밖에 없다.
재미있는 점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거짓말과 불법이 난무한다. 모두가 초조하기 때문에 먼저 승기를 잡기 위해 돈을 쏟아붓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꼼수를 부리기까지 한다. 그 결과는 노출. 노출이 되느냐 안되느냐가 목적인 것처럼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건 전환이다. 고객의 마음을 온전히 돌려서 매출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결국에는 마케팅을 하는 최종적인 목적이 아니겠는가.
이럴 때 먹히는 방법은 진정성이다. 식상한 이야기로 들릴지 몰라도 실상에서는 너무나 훌륭한 전략이다. 그 진정성을 원칙으로 삼고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사람만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진정성이 전환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초조한 마음은 진정성보다는 노출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결국 고객에게 전달되는 것은 콘텐츠이고, 콘텐츠가 빠르게 전파되기 위해서는 그 콘텐츠를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진정성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에 관한 한 동영상을 보고 구매를 했는데 동영상과는 달리 오히려 피부에 트러블이 생겼다면 단순히 동영상에 대한 반감이 아닌 브랜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다.
노출이 되긴 되는데 콘텐츠에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 콘텐츠로 인해 브랜드는 그저 그런 브랜드로 인식되게 된다. CTA(Call to Action)만 외치는 콘텐츠는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전환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이야기에 기-승-전-결이 있듯 콘텐츠에도 구성이 필요하고, 그 구성은 정해진 포맷이 아니라 진정성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치열할수록 처절해지고, 처절할수록 초조해지고, 초조할수록 실수를 하게 된다. 그 실수는 고객을 보지 못하고 노출에만 신경을 써서 "이거 사세요"만 적혀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고, 생각보다 대다수가 이런 실수를 하고 있기에 "진정성"은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고객을 헤아리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고객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가 선행되어야 진정성은 공감으로 바뀔 것이다.
나는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다시 한번 되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