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직장인 - '돈'의 의미

by 일상을 여행처럼

아버지는 식탁에서 '주식' 얘기, '돈' 얘기가 나오면 불편해하셨다. 직장생활을 40년 가까이 하시면서도 재테크나 자산형성에는 관심이 없으셨다. 그에 반면 어머니는 관심이 있으셨다. 아마 나와 형제들을 위한 생존을 위한 노력이셨을것 같다. 자식들 먹이고, 학원도 종종 보내고, 유지하려면 월급만으로는 빠듯하셨을 것이다. 대출을 끔찍이도 싫어하셨던 아버지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회사생활하시면서 모은돈으로 자산을 만드셨고,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큰 자산은 안되었을 것이다. 월급만으로는 저축과 소비가 빠듯한 것은 사실이니까.


아버지가 나에게 대출금 3천만원에 대해 얘기하신 적이 있다. 3천만원이 있어 매우 부담이 된다는 말씀이었다. 내가 아마 대학생때였을까. 아버지의 부담을 덜어들이고 싶었고, 나에게 있는 돈을 확인해 본적이있다. 그 얘기를 했다는 사실을 어머니가 아시고, 크게 노하셨다. 생각해보면, 아버지 입장에서 큰 고민이셨을 것이고, 어머니에게는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을 이제 성인인 나에게 하셨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머니 입장에서는 자산형성에 있어 아버지는 답답한 존재였기에 더 노하셨을지도 모르겠다.


대학교때 외국에 나가고 싶다고 울면서 말했을때, 아버지는 생각해보자고 하셨다. 굳이 나가야하냐고. 돈 때문에 그러셨다. 아버지는 돈에 평생 걱정과 불안이 있으셨다.


그렇다. 아버지는 '돈'에 대한 관리를 잘 하시는 편은 아니였다. 우리에게 경제관념을 열심히 심어주시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버지가 직장생활을 꾸준히 하신 것으로 감사하고 위대하다.

덕분에 나와 형제들이 이만큼 올 수 있었다. 건강하게 자랐고, 그래도 왠만한 회사의 직장을 다닐 수 있었다.

이후에 과외알바도 하고, 내 월급으로 여행도 다니고, 원하는 교육도 들으며 즐겁게 지냈다.


위 내용은 부모님을 탓하고자 하는 고백은 아니다.


학교와 직장에서는 성실한 모범생인 나는 '돈'의 필요성을 느낀다. 경제적 수완을 이제서 배워보고자 한다. 열심히만 해서는 이 자본주의 돌아가는 세상을 알지는 못한다. 내 노동시간이 꼭 돈의 가치로 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이 성실함으로 '돈'을 먼저 접했고, 이제는 전략이 필요함을 알았다.


결혼 전까지 나는 '돈'에 대해 무지했다. 돈보다 가치있는 일은 많으며, 돈보다 소중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어느정도 지금도 있지만, 이제 나는 '돈'의 우선순위가 올라갔다. 이제는 그럴때도 되었다. 나의 경험과 나의 행복을 위해 소비했던 일들을 이제 '우리 가족'을 위해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돈은 많은 것을 하게 해주고, 불안과 걱정이라는 행복에 반하는 요소를 어느정도 제거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돈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졌다. 인문학과 예술과 여행을 사랑했던 나는. 돈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나에게 물려주신 성실함과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돈을 공부하고 싶다. 내 마음을 표현할때도 돈이 필요하고, 행복한 순간을 나눌때도 어느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그 어느정도의 때의 위해, 그리고 삶의 원동력과 재미를 위해서라도 나는 '돈'을 알고 싶어졌다.


조급해하지는 않으려 한다. 내가 내 돈을 잘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 자산을 만드는 능력을 게임처럼 배워나가려고 한다. 지금은 초보이지만 점차 레벨업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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