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 - 육아휴직을 보내고 있습니다.

(Feat. 약간 회사가 그리워지는 이상한 마음)

by 일상을 여행처럼

휴직을 맞이해서 주말에 친구부부가 아기를 데리고 놀러왔었고, 육아용품 나눔을 해준다고 하여 아는 언니네 집에 다녀왔다. 이렇게 육아의 세계에 점점 가까워지는 가보다 싶다. 육아 세계는 나와는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아직 실감이 잘 안나는 것 같은 이유는, 휴직을 몇 일 보내고 나니, 약간 몸이 찌뿌둥해 지기 시작했다. 오늘 같은 경우, 아침에 일어나 샌드위치를 요리해서 남편과 함께 아침을 먹었고, 또 식탁 정리 및 식세기를 돌리고, 식기류와 반찬통 및 주방을 정리하고 나니 벌써 점심시간 인 것이다. 점심을 소박하게 차려먹고 아 이제 나가야겠다 했는데, 지금 벌써 6시 45분인 것이다. 이 얼마나 시간이 빨리 흐른단 말인가. 방향성과 생산성 없이 지나는 시간은 손살 같이 지나간다. 도대체 주부인 어머니들은 또 어떻게 이 시간을 채운단 말인다. (갑자기 문득, 방향성 목적성 없이 퇴사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집에만 있으니, 소화도 안되고, 머리도 좀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 아 루틴과 방향성은 쉰다고 해도 필요하다.

(퇴사하면 막연히 행복할꺼라는 상상은 아닌것으로...)


그림 전시도 보고
식사도 하고



3일차 다행히?! 늦은 점심 약속이 잡혀 회사 근처로 향했다. 휴직한지 몇 일 안 되었는데, 마치 매우 오래만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가 와도 좋았다. 이 근처에 이런 가게가 있었구나 하고 상점과 작은 서점에도 들르고, 숨어 있는 옷가게 들도 들렀다. 빈티지 샵도 구경했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작은 가게들이 보였다. 마치 숨겨놓은 선물 쿠폰을 찾아 나서는 동네 구경이었다.


가끔 우리에겐 일상을 '낯설게 하기' 기법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 잘 보지 못했던 숨은 선물들이 놓여져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달라진 건 나의 마음가짐 뿐이었다. 내가 휴직을 하고 1년간의 자유시간이 있다는 것. 그런데도 이렇게 같은 일상이 다르게 보일 수 있구나를 느꼈다. 회사 상사 분이 나에게 말씀 하신 것과 동일한 느낌을 느낀다.


휴식도 필요해. 안 그러면 눈 앞의 생활에 매몰되기 쉬워. 멈춤이 필요해 때때로.


길가의 사람들도 보이고, 카페의 예쁜 데코도 보이고, 여유가 생겼다. 전시도 구경하며, 그 그림을 원할때 까지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생겼다. 내 취향의 물건도 과감하게 사본다. 남편을 위한 작은 선물도 구입했다. 모든 일은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내 프레임frame 에 의해 달리 보이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옷가게의 점원 분에게 친절히 눈마주치며 인사하고, 하늘을 바라보고. 하는 과정들을 하며, 그저 감사했다.


휴직의 감사함을 느끼는 중이다.


남편을 위한 작은 선물. 길다가 사는 소소한 선물은 처음인것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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