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1년 휴직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10년 넘게 직장 다니다가 휴직을 하고서 드는 생각들.

by 일상을 여행처럼

10년 이상 지속한 직장 생활 중, 쉬고 싶다. 휴직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도 해왔지만 (때로는 퇴사 생각도) 이렇게 막상 휴직을 하고보니, 하루하루의 시간이 정말 휘리릭 흐르고, 루틴 없이는 이 시간을 붙잡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글을 쓴다. 오늘 아침만 해도 새벽에 잠을 깨서 영어 소설 필사와 책을 좀 읽고 (1시간 30분 정도) 다시 잠에 든다음 9시 30분에 일어나, 아침 먹고 정리하고, 잠시 나갔다가 들어와서 12시쯤 홈 요가를 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지금 3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니, 오늘 무엇을 했냐고 스스로에게 물으면 잘 대답을 못하겠다.


휴직하고 셋째주 인데, 지난주까지는 거의 매일 약속이 있었지만, 이번주는 무거움에 멀리 가거나 사람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 그리고 월요일 부터 하려고 했던 헤어커트나, 네일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아 벌써 목요일이다. 어제는 종일 집에 있으면서 아기 옷을 세탁했던 것 같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간다고? 실은 마음 같아서는 매일 박물관에도 가고(오늘은 서울역사박물관에 가고 싶었다.), 낮에 백화점도 구경하고, 테라스에 있는 카페도 가고 싶은데, 이제는 배 밑이 생리통 처럼 싸한 것이 38주에 다다라서 그런 것 같다.


여러분은 1년 휴직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혹자는 육아휴직이니 육아를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3주간 나름의 자유 시간을 보내면서 이 질문에 대해, 생각을 안해볼 수가 없다. 그렇다. 육아휴직이니, 곧 출산인 나에게 어떤 의무감도, 책임도 없는 이 3주간의 시간을 돌아보면, 계획없는 자유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물어 보고 싶다. 1년 휴직을 한다면, 무엇을 할지 나만의 계획이 있는지 말이다. 여기서는 여가에 대한 활동이나 계획도 포함이다.


일전에 가졌던 여유의 시간에 대해 쓴 글을 한 번 찾아보았다.



[재택근무로 찾아온 소소한 일상] Sep 10. 2020


혼자 있는 것도 잘 못하고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도 잘 모르는 나 이지만

1주일 재택근무기간으로 어제 오늘 소소한 일상을 맞이하고 있다.

프리랜서는 더더욱 자기관리가 투철해야된다고 했던가?

느즈막히 침대에서 일어나서 청소하다 보니 벌써 오전이 금방 간다. 주부의 일상이라면 어떨까? 매일 이렇게 설거지 하고 방정리 하다보면 남편이 오겠지. 나는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을 것 같다.

무언가 해야지 활력이 돋는 사람이다.

물론 나에게 휴식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도. 이렇게 늘어지는 일상도 일부러 (코로나때문에 반강제적으로) 지내보려고 하는 것이다.

내가 나랑 노는 것이, 이렇게 집에서 집안일을 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할텐데.

비우고 비워내는 작업은 뭔가 후련하고 가볍게 만들긴 한다.

잘 버리게 되고, 잘 비우게 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나의 머리 속은 온통 터질 것 같은 생각과 망상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약 6년전 이 글에서의 생각이,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글 서랍에 있는 다른 글을 보자. 휴식을 하거나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었던 일들의 목록을 적어 두었다.


[즐겁고 단순한일 만들기] Sep 10. 2020

나와의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기

(그동안 제쳐두었던 나랑 즐거운 시간 보내기)


1. 전시회 가기

2. 크클(크리에이터 클럽) 모임 가기

3. 여행가기

4. 요리하기

5. 잠잘 자기 (주말 중 하루는 푹 쉬기)

6. 잘 먹기(매운거 / 튀김 말구)

7. 친구들과 수다

8. 성취감 느낄 수 있는 일 하기

9. 자전거 타기

10. 독서


[열정에 기름붓기] Oct 19. 2020

*3개월동안 하고 싶은 미션

2020년 시간이 다른때보다 더 빨리 흘러간 것 같아요!

남은 3개월간 보람찬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래 3가지 습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힘께 목표를 공유하고 실천하면 더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1) 운동 : 매일 최소 1시간씩 운동해서 근육 2kg+ 증량

2) 미래준비 : 미래의 사업 아이템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매일 글로 기록하기 (브런치)

(매일 떠오르는 생각, 아이디어, 상품, 흥미, 관심사 모두 가능)

3) 환경 change : 평균 하루에 1곳씩 찾아서 알아보기

4) 명상 하루 30분 이라도 하기 (마보)


이 글들을 보면, 말 그대로 매일의 루틴 확보와, 즐겁게 보내는 여가 시간에 대한 이야기 이며, 아! 아래 이야기가 한 가지 있다. '2) 미래준비 : 미래의 사업 아이템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매일 글로 기록하기 (브런치)' 이 또한 브런치에 글을 적을 순 있지만, 미래의 사업 아이템이라는 거창한 주제에 대해서는 3주간의 휴직으로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따뜻한 물에서 반신욕 하는 개구리로 남을 것 같기도 하다. 매일 뭐하지, 뭐하지 정하다가 점심이 되고, 해가 뉘엿뉘엿 진다. 놀랍게도 회사에서도 나의 상황에 대해, 방금 불을 지피기 시작한 개구리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말이다. 즉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든, 휴직이나 퇴사로 백수가 되든. 나는 당장은 따뜻한 물에서 반신욕을 하며 머릿속으로 뭐할지 고민만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휴직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자유롭게 댓글에 나눠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막상 이 상황이 되니, 약간 멍 해지고 난감하기도 하네요. 물론 매일에 쫒기는 하루가 아니어서 좋기도 하지만요. 흘러가는 시간을 보며, 급한 마음에 글을 남겨 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식사는 루틴으로 꼭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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