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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팀장님 Nov 03. 2021

빨래 갤 때 빛나는 업무 능력

가만히 있으면 손이 심심하다, 직업병!





"빨래 개기가 넘 싫어서 그냥 건조대 위에 놓고 써"

"빨래 개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어"


어느 날, 지인들과의 대화 중 나온 말들이다. 나는 빨래 개는 것을 한 번도 귀찮다거나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집안 일 중에서 빨래 개거나 타올 갤 때, 넘 즐겁다(?). 각각 다른 모양의 빨래들과 각각 다른 컬러의 타올들을 서랍장 사이즈에 딱 맞춰 갠 뒤, 컬러별로 차곡차곡 쌓아 놓으면 기분이 좋다. 좋아하는 음악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정리할 때는 더 좋은데,,,




© pablorammos, 출처 Unsplash





코로나 19로 잠시 못가긴 하지만, 나는 사우나를 넘 좋아한다. 사우나를 갈 때마다 카운터 한 쪽에 한가지 컬러로 쌓아져 있는 타올과 찜찔복을 볼 수 있다.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잘 쌓아 놓은 곳도 있는가 하면, 타올을 빼다가 쓰러지기도 한다.


"아, 다시 해 주고 싶다."




책이든 종이든 뭐든 흐트러져 있으면 잘 쌓거나 바로 놔 두게 되는 내 손!

이 습관은 아마 매장에서 뭐든 정리하고 진열하는 데서 만들어진 것 같다.

상품을 잘 접어 선반 위에 진열하는 것을 '폴딩(folding)', 또는 '폴디드(folded)'라고 한다.




데님 브랜드나 캐주얼 브랜드 VMD라면 사이즈나 각을 맞춰 상품을 접는 것은 기본이고, 가로로 컬러를 맞출 것인지 세로로 사이즈를 맞출 것인지, 혹은 아이템을 맞춰 진열할 것인지 등의 플랜을 갖고 있다. 컬러를 맞추더라도 진한색에서 연한색의 순서 또는, 선명한 색에서 탁한색 순서로 진열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로고의 위치나 상품의 특별한 디자인을 어떻게 보여 줄까 고민도 하게 된다.






출처 : 핀터레스트






데님 브랜드 일을 할 때는 매장 구석에 자리잡고 2시간 이상 청바지를 컬러별로 폴딩하다 보면 어느새 손색깔이 파랗게 변하기도 한다. 캐주얼 브랜드의 니트, 티셔츠, 맨투맨은 로고가 잘 보이게 접는다. 컬러 배치에 따라 디자인 포인트에 따라 접혀진 옷을 보면 말하지 않아도 누가 접었는지 다 알 수 있다. 손이 야무져서 사이즈나 각이 잘 나오는 사람, 센스 있어서 디자인 요소가 잘 드러나게 연출하는 사람,,,


대체로 새벽 4시쯤 시작하여 각자 편한 자리에서 3~4명이 2시간 이상은 접어야 매장 벽장이 채워지니 1년만 지나도 접는 선수가 된다. 식당에 가서 냅킨이 보여도 접고, 집에 행주가 있든 앞치마가 있든,,, 다 접어 버린다. 그리고 컬러 그라데이션으로 정리해 버린다.



가만히 있으면 손이 심심하다, 직업병!






folding (foldaway) [형용사] 접을 수 있는

fold 1 미국∙영국 [fóuld] 영국식 어휘등급

1. 타동사 접다, 접어 포개다, <이불을> 개다 (=bend)

2. 타동사 <단 등을> 접어 넣다, 접어 젖히다 ((back,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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