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Portugués
Day 2. 2024.10.08
출발지 : Vila do Conde, Portugal
도착지 : Esposende, Portugal
도보거리/ 소요시간 : 25km / 5h 48m / 휴식포함 6h 12m
숙박 : Hostel Eleven
소비 : 생활비 38.40유로 / 숙소 17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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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던 든든한 조식을 먹고 이틀차 시작! 출발할 때 부터 사알짝 날씨가 흐리고 뭔가 비가 올랑가 했는데 안와서 다행이다! 라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걸었다. 왜 나밖에 없지? 했는데 혼자 정직하게 마을로 돌아감… 남들보다 좀 돌아서 바닷가로 나와 걸었다. 공기 자체가 촉촉해 혹시 몰라 우비를 입고 걸었는데… 우비를 입어서 그런지 비가 진짜 왔다. 처음엔 그냥 비만 왔는데 점점 비가 사선으로 오고 바람은 아주 미친듯이 불고~ 헛웃음치며 걷는데 어떤 사람들은 일회용 비닐 우비라 진짜 뒤집어지고… 정말 비바람이(굉장하게) 치던 바다… 그래도 다 걸으러 왔으니 열심히 비를 뚫고 걷는데 비가 그쳤다. 그런데 좁은 데크길이라 잠시 짐을 내릴 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아 멈추지 못하고 쭉 걸었다. 데크길 걷는동안 우비랑 신발 거의 다 말랐다! 어메이징 드라이 컨츄리~ 데크가 끝나고 카페? 쉼터? 처럼 생긴 것이 있어 화장실도 들리고 커피도 한 잔 해야지~ 하고 일단 화장실을 갔다와서 지갑을 찾으려고 가방을 보는데… 믿기지않아… 배낭 어깨끈이 끊어져있었다… 정말 간신히 절벽에서 손가락 하나 정도 걸치고 있는 느낌으로… 나 아직 도착지까지 반도 안왔는데….?? 충격+최대한 빨리 도착해서 어케든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어깨에 최대한 부담이 안가도록 허리&가슴쪽에 있는 끈들을 바짝 조이고 출발했다.
열심히 말린 우비는 정말 카페에서 출발한지 오분만에 시작된 비바람으로 다시 쫄딱 젖었고, 출발 이틀차만에 길에서 배낭 끊어짐+비바람 이슈로 허탈해하면서 우울하게 걷는데, 누군가 나무에 써둔 글과 선물은 한 줄기 희망과 감동과…(하루종일 숲/바다/산/도로 걷기만 하다보니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게 되는 편) 감사히 목걸이 하나 겟 하고 열심히 걸었다. 비도 많이 맞고 거의 못 쉬고 걸어서 너무 배고픈데… 이젠 식당이 없다… 나올때까지 그냥 걷는다. 오늘의 목표지에서 하나 전 마을에 와서야 뭐가 좀 있다… 다리만 건너면 호스텔인데 그 다리를 건널 힘이 없어서 결국 뭘 먹을지 어슬렁 거리는데, 사람들 적당히 있어 보이는 곳에 가서 프렌치 토스트와 맥주를 시켰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세상 너무 맛있게 먹고 힘내서 다리 건너자! 했는데 다리가… 이렇게 좁고 부실하기 있냐고요… 비바람부니까 더 무섭잖아요… 그래도 어떡해 건너야지ㅠ 그와중에 영상찍으면서 건넜더니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쁜 기념품샵이 있는 것 아니겠음? 가방이 끊어져도 기념품샵은 못지나치지.
Esposende 진입 직전에 있는 “KIRU Souvenir shop”이라는 곳! 물론 흔한 기념품이라 산티아고 도착헤서 사는 사람들도 많고, 미리 사면 짐이니 안사기도 하지만, 비바람으로 지친 심신을 쇼핑으로 풀어보자는 마음에 이것 저것 사버림. 사장님이 너무너무너무 친절하셔서 더 기분 좋은 소비가 됨. 다시 힘을 얻고 1키로 걸어 숙소 도착! 내가 들어오고 얼마 안되어서 전날 같은 방을 쓰고 길에서도 만난 한 분이 들어오심. 그 분도 아주 지쳐 보이셨고… 같이 방 안내를 받고 눈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후다닥 씻고 빨래를 돌렸는데, 어떤 분이 같이 드라이 쉐어할래? 하셔서 빨래방 같이가서 건조기 돌려서 돈을 좀 아꼈다. 이날은 나름 역사적인 날이었는데, 나의 순례길 여정 중 유일한 한국인을 만난 날이었다. 그 분은 이미 산티아고를 찍고 파티마로 역행하는 길이라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 같이 저녁 드실래요? 제안주셨는데 배낭 고치고 지쳐서 입맛이 없는 관계로 거절했다. 죄삼다… 밖에 더이상 나갈 힘이 없었어요… 공용 공간에서 열심히 바느질하는데… 다음날 태풍예보를 보고 모두가 충격과 일정 변경과 토론의 장이 이어졌고… 나는 걷기를 포기하고 버스나 기차노선을 알아봤다. 허리케인 속에서 걷고싶진 않아… 가방도 쿨하게 동키로 보내버리기로 결정. 이틀만에 쓴 맛을 다 본 느낌이랄까… 이 날 함께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일정으로 시작했었는데, 모두가 굉장히 지쳐보였다...(내가 지쳐서 그래보였을지도...?)
아! 이 호스텔은 정말 깨끗한데, 침대가 랜덤 배정이었던 것 같고(기억이 안난다…), 전체적으로 엄청 깨끗했고, 이불을 매트리스에 아주 핏하게 껴두셔서 난 그게 매트리스 시트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보니 블랭킷이었던 듯…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개인 침낭을 썼던 날이었다. 안쓸 수 있었는데! 그리고 수건은 유료제공이라 가져간 스포츠타월을 썼는데 쓸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