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찍고 바르셀로나 네르하 말라가를 거쳐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까지
23.01.24 Barcelona 2nd Day
Accommadation : 한인민박 스토리하우스
바르셀로나에서의 이틀차.
한인민박 도미토리를 함께 쓴 여행자분이 아침일찍 퇴실을 하셨다. 혼자 여행이고 연세가 조금 있으시다보니 모든 일정들에 걱정이 많으셨다. 가우디투어를 예약해둔 날인데다 이래저래 눈이 좀 일찍 떠진 김에 택시 정류장까지 배웅을 나갔다. 택시에 산체스역까지 조심히 가달라고 말을 대신 전해드리며 짧은 인사와 함께 배웅을 마쳤다. 1박 2일 함께하였지만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그 분의 성함도 연세도 사는 곳도 모른다. 하지만 그 분이 혼자 스페인 구석구석 여행을 용감하게 다닌다는 것과,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가 미츠코 우치다 라는 것은 여전히 기억한다. 문득 그 피아니스트의 음반을 보면 그 때, 그 분 생각이 난다.
배웅을 해드리고 커피 한 잔 사서 간단히 빵을 먹고 가우디투어 집결지까지 걸어 갔다.
날이 쌀쌀하고 비 예보가 있어 전날 자라에서 새로 산 롱코드를 입고나갔다. 무전기인지 무선마이크 송수신기인지 무튼 작은 수신기를 목에 걸고 이어폰을 통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바르셀로나 시내에 있는 몇몇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았다. 외관이 굉장히 경이로운 느낌은 아니었으나, 설명을 들으며 알게 된 사실들에 가우디의 천재성과 예술가적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예술가라고 느껴졌으며, 천재들은 정말 악마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느껴졌다. 악마의 재능은 마치 한 끝 차이로 예술가, 천재가 범죄자, 악마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이라고 생각이 됐다. 무튼 가우디에게서 악마의 기운을 느낀건 아니고ㅎㅎ 가우디의 여러 천재적인 모습 중 나는 자연을 모방하고 표현하는 것에 가장 큰 흥미를 느꼈다.
가이드 투어는 설명 외에 모든 부분들은 조금 지루하긴 했다. 그 이유는 가이드가 투어 일행 대부분의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어떤 면에서는 참 좋은 점이겠지만 나는 조금 아깝게 흘러가는 시간이었다. 그런 부분 외에는 여행 팁, 본인이 생각 등 모든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까사 밀라, 까사 바뜨요를 지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날도 흐리고 오래 서있는 것에 모두 피로를 느껴 근방에 큰 카페에 들어가 2층 전체를 차지해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사그라다 파밀리아 인트로 설명을 들었다. 커피를 마시며 들으니 아주 편안하고 좋았다.
본격적으로 외관을 보며 설명을 듣기 위해 나왔는데, 촉촉하게 비가 내렸다. 주르륵 내리진 않고 가볍게 내려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 한국이었으면 우산을 썼겠지만 유럽사람처럼 보이고싶었는지 괜히 우산을 꺼내기 싫었다. 마침 어제 산 롱코트 목부분에 모자가 숨어있었고 둘러쓰니 딱 좋았다. 외관을 쫙 둘러보며 설명을 듣는데, 다른 유명 성당들보다 많이 특별해보였다. 외관 곳곳에 성경을 표현해두었다. 이 성당 자체가 성경의 일부라고 느껴졌다. 가이드님도 성경과 함께 설명헤주었는데 교양인 같아지는 느낌도 들고, 이런 설계를 한 가우디가 정말 세상에 다신 없을 천재라고 느껴졌으며, 바르셀로나를 가우디의 도시, 가우디가 먹여살리는 바르셀로나 라는 말이 공감되었다. 외부에서 설명을 끝으로 투어를 마쳤다. 내부 예약을 해두었더니 시간에 맞게 들어가야한단다.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성당 근방을 둘러보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나의 사랑 파이브가이즈에 들어갔다. 여행지의 외식 물가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두달이나 지나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안나지만 한국에서 보던 햄버거 세트 가격의 두배는 됐던 것 같다. 가격만큼 어마어마한건 바로 양... 햄버거도 프랜치 프라이도 가장 작은 것으로 시켰는데 한국에서 보던 큰 사이즈 세트보다 많았고... 햄버거를 겨우 다 먹고 프라이는 절반도 먹지 못했다. 손짓발짓해가며 포장할 종이봉투를 받아 남은 프라이를 싸왔다. 느긋하게 먹고도 시간이 남아 한참 어슬렁거리다 30분 일찍들어갔다. 사실 더 일찍 갔을 때 제 시간에 맞게 오라고 돌려보냈었는데 인터넷에서 글을 보니 30분 전 부터는 입장이 된다그래서 그 쯤에 얼쩡거리니 나에게 돌아가라고 했던 가드분이 웃으면서 이젠 들어가도 된다고ㅎㅎ 간단한 짐검사를 마치고 성당 내부로 들어갔다. 성당 안은 유럽의 성당답게 반짝이는 스테인글라스들로 화사했다. 다만 스테인글라스 외에 벽체 기둥 등 내부를 이루는 큰 틀은 뭐랄까 뼈가 흘러내리는 느낌? 이었다. 해가 쨍한 스페인에 맞춰 빛이 들어오는 것 까지 계산해서 설계되었다는 것을 들어 그런지 비가 와 흐린 날이라는게 참 아쉬웠다. 나에겐 다음이 있으니 크게 속상하지 않았다. 성당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뮤지엄샵에서 선물도 사고 지하철을 타고 그라시아 거리로 갔다. 전날 봐둔 코스 가방을 사기위해 매장에 갔는데, 세상에 그렇게 많던 가방이 싹 나갔다. 물어보니 전날 오후에 다 나갔다고... 보자마자 다 샀어야했다... 찾아보니 바르셀로나 COS매장은 거기 뿐이었고... 없는걸 어쩌겠는가. 집까지 걸어가며 이곳 저곳 들어가 소소한 쇼핑을 했다. 버슈카에 들어가 맘에 드는 청바지를 하나 사고 귀국 전날 살 반바지들도 봐두었다. 숙소에 들어가 씻고 좀 쉬다가 함께 훠거 약속에 초대된 옆자리 여행자분과 약속시간을 기다렸다. 사실 전날 술도 좀 마시고 시간도 늦어 정확한 약속 시간을 기억하지 못했다. 나는 조식 때 한 번 더 시간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았다고... 둘이서 추측과 고민을 하다 우리가 생각한 약속시간에 맞춰 식당에 갔다. 갔더니 이미 도착해서 주문까지 한 것을 보아하니 우리가 많이 늦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정말 죄송했다. 맥주 한 잔 시켜 각자의 여행 이야기, 삶 이야기 나누며 훠궈를 맛있게 먹었다. 우리를 초대해준 여행자는 아빠와 고등학생 아들이었는데 아들이 그래도 낯가림도 심하지 않아 크게 어색하지 않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오며 맥주 한 병을 샀고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또 모이게 되었다. 두런두런 수다를 떨다 각자 잠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다음날 새벽에 떠나야 했기에 짐을 꾸리고 옆자리 여행자에게 남길 편지를 썼다. 이틀간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떠날 때가 되니 이름도 나이도 연락처도 아무것도 몰랐는데 참 좋았고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간단한 인사와 함께 카카오톡 아이디를 남겼다. 부담스럽게 생각 말고 편하게 원하면 연락 달라고, 기다리지는 않겠다고... 그렇게 바르셀로나에서 이틀을 정리했다. 돌아보니 참 한게 없고 생각보다 추웠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서 그런지 가득찬 이틀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을 남겨야 다시 오고싶어질테니...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완공 목표 일정은 2026년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완공되면 오겠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가이드가 말하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오로지 기부(입장료)로만 지어지고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가우디가 설계한 그대로의 모습으로 완공된 모습을 볼 수 있는건 아마도... 우리가 걷는 것 조치 힘들어질 나이가 될 수 있을거라며 그냥 올 수 있을 때 많이 보란다... 맞는 말 같다. 완공 전에도 참 멋지고 충분한 가치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