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영이 가영 II.Spain_Barcelona1

아부다비 찍고 바르셀로나 네르하 말라가를 거쳐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까지

by ㄱㅇㅇㄱㅇ

23.01.23 AUH-BCN EY49

Accommadation : 한인민박 스토리하우스


바르셀로나 아침도착이라 비행기에서 꿀잠자는 것이 목표였다. 아부다비에서 비행기 타기 전까지 빨빨거리며 돌아다녔으니 비행기에서 꿀잠잘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비행은 길었고 그래봤자 이코노미였다.

이번에도 연착 없이 기내식 잘 먹고 바르셀로나 땅을 밟았다. 아침에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이 아주 많지 않았고 금방 공항버스 타는 곳에서 자판기로 표를 사고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탔다. 쾌적한 버스에 올라 2~30분정도면 시내에 들어간다. 목적지인 카탈루냐광장에 다 다를수록 여기가 바로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구나! 싶었다. 이 전에 여행했던 유럽과는 또 다른 건물들과 날씨였고, 예상했던 것 보다 추웠지만 진짜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두근두근 피가 빨리돌며 춥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는 한인민박으로 잡았다. 바르셀로나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물가가 어마어마했다. 특히 숙박비가 큰 부담이었는데 심지어 혼자이기까지... 일반 호스텔도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돈이 없어도 마음 놓고 편히 여행하고 싶은 생각에 싼 호텔도 찾아봤다. 그러나 숙소비는 늘 위치와 비례하기에... 짧은 일정이니 이동이 편한 중심지에 숙소는 잡고싶고, 혼성도미토리는 쓰기 싫고... 고민끝에 한인민박을 찾았더니 생각보다 싼데 위치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초반 2일은 도미토리, 귀국 전 마지막 1박은 1인실로 결정했다. 체크인 시간보다 너무 일찍왔고, 짐 맡길 수 있는 시간보다도 이른데 짐은 엄청 크고 무거워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며 짐 보관시간을 기다렸다. 30분도 안되어 연락을 주고받아 짐을 맡기고 가벼운 몸으로 바르셀로나 시내를 돌았다. 사실 너무 피곤하고 배고파서 얼른 뭘 좀 먹고 체크인 시간까지 대충 훑어보고 들어가 눕고싶었다. 다행인건 스페인은 점심시간 전에도 타파스를 파는 곳들이 있었다. 맛집도 안찾고 간 여행이라 구글 지도에서 근처 식당 중 평점 좋고 영업중인 곳으로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사람도 많고, 내가 원하는 메뉴들도 있었다.

인생 처음으로 내가 원해서 내 손으로 직접 생선 요리를 시켰다. 꿀대구와 아스파라거스&버섯 구이 그리고 모닝 샹그리아 한 잔. 스페인 하면 대표적이라 말하는 음식과 주류를 시키니 피곤함은 좀 잊고 설레기 시작했다. 내 손으로 시킨 생선요리는 생각보다 맛있었고(약간 비리다고 느낄 때가 있었으나 나에게 이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개코여도 진짜 비린내 전혀 못느낄정도) 샹그리아 말해 뭐해... 알콜러버에게 샹그리아는 음료수에 불과했는데 스페인 샹그리아는 찐이었다. 이건 술이다!! 아침부터 물처럼 술을 마시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스파라거스와 양송이버섯 볶음도 찰떡 안주였다. 이래서 스페인은 미식의 도시라고 했나보다.(진짜 음식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느긋하게 호로록 먹어치운 덕에 약간의 힘을 얻고 쇼핑을 시작했다. 부탁받은 에르메스를 보기 위해 에르메스 매장과 코스 매장을 갔다. 에르메스엔 역시 원하던 물건이 없었고, 코스는 한국에서 핫한 왕구름빵 가방이 세개나 있었다. 그때까진 다른 매장이 있는 줄 알고... 다른 색도 있을 거란 착각을 하고... 그냥 나와서 로에베 향수를 사기 위해 나섰다. 매장에서 시향을 하는데 점원이 여기 말고 다른 매장에 가면 향이 더 많으니 거기 가보라고 추천을 해줬다. 너무 친절하게 지도로 알려주어서 캡쳐를 해놓고 또 나섰다. 직원이 추천해준 백화점은 마침 숙소 근처, 공항버스 내렸던 곳에 있던 백화점이었다. 가는 길에 자라 매장에 들어가서 대충 보는데... 세일 코너에 있던 롱코트 하나... 멀리서부터 봐도 내 스타일이었다. 가까이서보니 더 내스타일이었다... 근데 가격표가 없고... 아무리 세일이여도 이정도 길이의 코트는 비싸지 않을까... 나랑 어울릴까... 맞을까... 고민하는데 아쉬워서 계속 들고 거울도 보고, 다시 내려놓고, 멀리 갔다가 돌아오고를 반복하는데, 누가 내 앞에서 그 옷을 들고 고민하는 모습을 봤다. 멀리서 지켜보다가 내려놓는걸 보자마자 그냥 집었다. 걸쳐보고 점원에게 가격을 물어봤는데 한국 세일과 급이 다른지,,, 단돈 49.99유로! 바로 옷 들고 계산하러 갔다.

기분 좋은 첫 왕소비를 하고 백화점에 가서 로에베 향수를 다 시향해서 목표와 다르게 EDP는 맘에드는게 없어 EDT 50ml 하나 사고 지하 식품매장을 거의 한시간 구경하며 미니 와인 두병과 감자칩, 즉석 착즙해주는 오랜지주스를 사들고 쇼핑을 마쳤다.

스페인은 정말 모든 주류가 싸다고 느낀게, 와인도 와인이지만 위스키도 쌌다. 양주사는 나는 양주를 아련하게 쳐다보며 매장에 두고 왔다. 이래저래 돌아다니며 시간을 잘 때우고 방에 들아갔다. 간단히 씻고 침대에 누웠는데 이렇게 좋을수가...

쉬는 사이에 함께 방을 쓰시는 분들이 들어왔다. 한 분은 우리 엄마랑 비슷한 연배의 중년 여성분과 내 또래의 여성분이셨는데, 돌아다니다 너무 맛있어보이는 간식을 사오셨다며 같이 먹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주셨다. 공용 공간에 나와 함께 방쓰는 셋이 먹으며 스몰 토크를 했다. 셋 다 혼자 여행중이고 인상도 너무 좋고 잘 맞아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그런데 저녁 일정을 보니 내가 예약한 음악회를 다른 한 분도 예약하셨다고!

공연 시간에 맞춰 저녁을 먹고 같이 공연을 보기로 했다. 예약을 안했던 남은 한 분도 급 예약을 해 셋이 사이좋게 저녁을 먹고 음악회를 봤다.

카탈루냐 음악당은 정말 신기했다. 내가 생각한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장은 자연음향을 위해 음향 반사판이 규칙적으로 있고, 주로 나무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카탈루냐음악당 내부는 스테인글라스와 돌로 만들어진 느낌이었고 공연장에 흔히 들어가는 반사판도 안보였다.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고 자연음향으로 울리는 그 소리가 정말 청아했다. 물론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좋은 것도 있었지만, 공연장의 음향도 무시못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주로 다니던 공연장은 따뜻한 울림이 있었다면, 여기는 맑은 울림의 느낌이었다. 전자는 음... 맑은 가을의 오후같은 느낌이라면, 후자는 한 여름 해가 쨍쨍하고 맑은 하늘인데 실내에 에어컨을 틀어놓아 쾌적한 느낌이었다.

이 공연장의 유일한 단점은 자리 찾기가 너무 어려웠고 의자 소리가... 누가 늦게들어오면 아주 우당탕탕ㅎㅎ

공연을 잘 보고 숙소 들어가 셋이 둘러앉아 각자의 술을 꺼내어 마시는데 다른 방에 있던 분들도 하나 둘 나와 모두 모여 한 잔 하며 각자의 여행 이야기를 마구 꺼내놓아 안주 없이도 즐거운 술자리가 되었다. 부자(richX,Father&Son)여행 중인 분이 계셨는데, 바르셀로나에서 훠거를 먹었었는데 맛있었고 또 먹을까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쩌다보니 나랑 함께 방쓰는 내 또래의 여성분까지 같이 총 4명이서 훠거를 먹자는 약속이 잡혔다. 스페인에서 훠거라니!! 혼자 여행하는데 참 알차게 다닌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래서 한인민박에 오나 싶었다. 관리도 너무 잘되어있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도 너무 좋고 새로웠다. 각자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두런두런 모여앉아 각자의 술을 마시며 여행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그리고 살아 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참 좋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