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명수 말고 차이코프스키!

속 뒤집힐 때 듣는 뒤집어지는 클래식

by 뮤텔 빠삐짱

여름철이라 축 처진 몸뚱이를 간신히 일으켜 새벽 글쓰기 모임에 입장!

솜사탕 같은 글친구들의 응원에 없던 기운이 쭈우욱 올라간다.

이 기세 몰아 필라테스 수업까지 짱짱하게 끝마치고 나니, 슬슬 위장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며칠 전부터 눈에 아른거리던 다솜 식당의 '삼겹살 수육 강된장 보쌈'이 오늘의 주인공!

픽업해 와서 테이블에 세팅 완료.

늘봄 막걸리냐, 테라냐 고민하다가 브런치에 막걸리는 좀 과한 것 같아 가볍게 캔맥주를 따기로 결정한다.

이 집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양배추쌈!

손바닥만 한 양배추 잎 위에 부드러운 수육 한 점, 새우젓 콕 찍고, 마늘 한쪽, 고추 쪼끔, 강된장 찔끔 올려

입속으로 직진! 그 위에 캔맥주 한 모금이면? '음... 이게 바로 천국이지'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런데, 잠깐! 아침부터 리포머 위에서 뱃살 바들바들 떨며 운동했는데, 이게 지금 다 도로아미타불 되고 있다고...? 하지만 내 안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뭐야, 벌써 끝났어? 한 점만 더! 맥주 한 캔은 비워야지~"

결국 꾸역꾸역 클리어. 그리고 찾아온 더부룩함.

훼스탈 한 알, 매실 진액에 탄산수까지 마셨지만 효과 없음.

결국 화장실로 직행하기를 여러 번.

미련 곰탱이 같으니, 배가 찼으면 멈췄어야지. 내 위장은 더 이상 20대가 아닌데.

그제야 떠오르는 생각. "활명수 좀 사둘걸…"


자책하는 마음에 이번엔 음악 처방전을 꺼내 든다.

이럴 때 등장하는 나만의 소화제, 미스터 차(차은우 아니고 차이코프스키)!




1812년 서곡


속을 빵! 터뜨리는 대포 소리와 종소리의 향연!

실제 대포 소리까지 악보에 포함된 이 곡은 듣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린다.

나폴레옹의 침공을 물리친 러시아의 승리를 기념하는 곡인데,

마치 내 위장 속 음식물들도 이 대포 소리에 맞춰 "퇴각!"을 외치는 것만 같다.

미국에서 독립기념일마다 울려 퍼지는 국민 클래식이기도 한 이 곡.

며칠 전 독립기념일에도 들었는데, 지금 또 열정적으로 듣고 있다.

소화제를 대신해 클래식으로 트림하는 사람이라니.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절정에 달하고, 마지막 대포 소리가 울릴 때쯤...

어라? 정말로 체기가 조금 내려간 것 같은데?

플라시보 효과든 뭐든, 일단 효과는 보장!


고마워요, 미스터 차. 당신을 영원한 나의 히어로 소화제로 임명합니다!


https://youtu.be/K6vdf86WCxg?si=pVBaWM63IcjhBmCQ

#광복절 #독립기념일 #활명수 #소화제 #차이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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