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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뚜로 빼뚜로 Dec 18. 2022

나는 당신을 또 봅니다.

영화 <아바타:물의 길, 2022> 리뷰


2009년 영화 <아바타>를 보았을 때가 생각난다. 12월이라 날씨가 매우 추웠고, 재미있는 영화가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주말을 이용해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관은 인산인해였고, 미리 예매하지 못한 게으름 탓에 맨 앞줄에서 3D 안경을 쓰고 2시간 40분 동안 위를 올려다보니 영화가 끝나고 목에 통증이 발생하였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22년 아바타는 어떻게 관람했을까. 아바타는 여전히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겨우 예매에 성공하였지만, 주차장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 사람들이 꽉 들어찬 상영관에서 전편보다 늘어난 러닝타임을 즐겼다.


영화 <아바타:물의 길, 2022> 포스터


<영화 한 편에 2조를 태워?>

아바타는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 총 5편으로 기획되었다고 전한다. 2편이 개봉되었으니 앞으로 3편이 남은 것이다. <아바타:물의 길> 한 편에 들어간 제작비는 20억 달러로 한화로 2조 6000억이 넘는다. 영화 한 편의 흥행으로 얼마나 돈을 벌 것으로 예상했길래 이 정도의 제작비를 퍼부을 수 있는 것일까. 천만 관객을 동원해도 본전을 건지기에는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와 제작이 이어질 수 있는 이유는 흥행 1등이라는 성공한 전작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미래를 그려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설리와 네이티리는 2남 2녀를 두고 있다.


<마블에 대항할 수 있는 작가주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작가주의 감독이라고 칭하는 것을 어색하게 느낄 수도 있다. 감독 앞에 붙는 '작가주의'라는 말은 조금 더 예술성과 작품성이 높은 작품이어야 어울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 '마블에 대항할 수 있는'이라는 구절과 연결하면 어떠한가. 여전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작가주의는 생경한 단어인가.

대체 불가능한 감독이 만드는 시리즈 영화라면 그것은 작가주의가 맞다. 제작사보다 감독의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면 그것도 작가주의라는 단어를 허락해줄 수 있다고 본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와 연결되어 있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다음 시리즈는 모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손에서 탄생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만드는 세계를 궁금해하며 다음 편을 기다린다. 이것이 작가주의가 아니면 무엇인가.


차남 콤플렉스 로아크와 외톨이 톨킨의 우정

<쉽지만 군더더기 없는 서사>

아바타의 서사는 생각보다 쉽고 간단하다. 혈연적으로 정통성이 없는 가족이 원래 삶의 터전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는 다문화주의와 맞닿아있다. 완전한 가상 세계를 만들어진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펼치는 이야기는 현실에서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관객의 이해를 돕고,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준다.

그러나 쉬운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다듬어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논란을 일으키거나 공격을 받을 만한 지점을 다 잘라내고 다원적인 가치로 맵시를 내는 것은 숙련된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가족을 중심으로 따뜻함과 희망을 품는 쉬운 서사는 SF 장르의 흥행 요소가 될 것이다. 남부러울 것 없는 스펙터클이 남은 부분을 채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기에 든든하다.


산골 마을에서 바닷가 마을로 이주하였다.

영화 <아바타:물의 길>은 다른 나라보다 이틀 정도 먼저 한국에서 개봉하였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한국을 '전 세계 영화 업계의 표준'이라고 말했고, 한국 관객은 개봉날 약 35만명이 극장으로 달려가 이에 응답하였다. 이참에 극장과 영화의 미래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흥행 스코어도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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